카타르, 월드컵 응원단도 ‘이주노동자’ 썼나...레바논 등에서 1500명 동원 의혹

정철순 기자 2022. 11. 30.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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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조별리그 경기에서 레바논·이집트·알제리 등에서 응원 '알바'를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카타르를 열정적으로 응원한 팬들의 숨은 비밀'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월드컵 기간 중 카타르 대표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한 이들이 카타르 출신이 아닌 동원된 관중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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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응원단 - 연합뉴스

“낮은 지지 우려해 팬들 데려오기로 결정한 듯”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조별리그 경기에서 레바논·이집트·알제리 등에서 응원 ‘알바’를 모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월드컵 경기장 건설을 위해 동원한 이주노동자들에겐 열악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이들에겐 왕복 비행기표와 숙식 비용, 일당 등이 제공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카타르를 열정적으로 응원한 팬들의 숨은 비밀’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월드컵 기간 중 카타르 대표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한 이들이 카타르 출신이 아닌 동원된 관중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개막전부터 영어·아랍어로 ‘카타르’라는 단어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4명의 리더의 지휘 아래 일사분란하게 응원전을 폈다. 그동안 카타르가 보여준 적이 없는 응원문화였다.

NYT에 따르면 동원된 관중들은 개막전 한 달 전인 10월 중순 카타르에 도착해 응원가와 안무를 짜고 연습했다. 이들의 정체는 그동안 봐왔던 카타르 축구 문화와 달라 개막전부터 국제 축구팬들의 의심을 샀다. 응원단 중 일부의 몸에 큰 문신에 눈에 띄었는데, 이는 중동국가들의 문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특히 카타르 내 리그에서 팬들의 수는 수백 명 수준인데, 열정적인 응원을 펴는 1500여 명의 팬들이 갑자기 등장한 것도 의심을 더했다.

중동 전문매체 ‘미들이스트아이(MEE)’는 “개최국인 카타르 당국이 대표팀 경기에서 주민들의 낮은 지지를 우려해 팬들을 데려오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관중석을 채우기 위해 자국민을 동원하는 경우는 있지만, 해외에서 고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NYT는 축구 응원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중동 국가들의 특성으로 분석했다. 특히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 국가의 정부들은 열혈 응원 문화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열정적인 응원 문화가 치안 당국과 충돌할 수 있고 반권위적 성향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다.

카타르는 인구 280만 명의 소국으로, 월드컵 준비를 위해 7개의 경기장을 신축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해외 이주 노동자들이 사망했고, 안전·노무 관리 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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