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담임 교체 203명…79명은 학부모 민원에 교체
[EBS 뉴스12]
지난해 전국 국공립 학교에서 담임교사 200여 명이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80명 가까이는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담임 자리에서 물러났는데요.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학습권을 보호받기 위해서라도, 담임 교체 요구를 합리적으로 검토할 제도적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광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1년,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았던 한 교사는 말을 듣지 않는 학생에게 '레드카드'를 주는 등 생활지도를 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는 학교로 찾아와 항의하며,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했습니다.
결국 해당 교사는 병가로 학교를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임시로 담임을 맡은 기간제 교사도 채 열흘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떠났습니다.
인터뷰: 강현아 교권팀장 / 전북교사노조
"(학부모가) 처음에 학교를 쫓아와서 고성을 지르고, 소리를 지르고 했을 때 선생님이 너무 충격을 받으셔가지고 병원에 실려 가셨었어요."
지난해에 전국 국공립 학교에서만 이 교사처럼 담임이 교체된 경우는 모두 203명 코로나19 이후 대면수업이 시작되면서 해마다 늘던 담임 교체는 두 해 연속 200명을 넘겼습니다.
특히 담임 교체는 초등학교가 61%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절반이 넘는 경우, 학부모의 요청에 의한 교체였습니다.
인터뷰: 김동석 교권본부장 / 한국교총
"직접적 피해자가 학생이지 않을까 싶어요. 믿고 의지했던 담임교사가 사라져 버리는 부분을 통해서 아이들의 정서적인, 또 교육적인 피해 부분이 대단히 크거든요."
이 통계는 국공립 학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서, 사립학교까지 포함하면 이런 담임 교체 요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 정성국 국회의원 / 국민의힘
"일부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나 악성민원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담임 교체의 명확한 기준과 절차를 조속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담임 교체 요구에 교원인사자문위원회 등 학교 차원의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BS 뉴스 박광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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