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임팩트] 사라진 집, 물에 잠긴 등굣길‥방글라데시 아이들의 기후위기
[뉴스데스크]
◀ 앵커 ▶
올해 여러 차례 큰 홍수가 난 방글라데시에서는 수백만 명의 아이들이 생존 위기에 처했습니다.
재난으로 인한 식량 부족, 그리고 질병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히고 있는데요.
방글라데시 기후위기 현장을 취재한 MBC 기후환경팀이 홍수 피해지역의 아이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김민욱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내 이름은 모하메드 무사입니다. 나는 9살입니다."
모하메드의 마을은 지난 8월 말, 갑작스러운 큰 홍수로 처참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부모 형제들과 함께 살던 집은 말 그대로 흔적만 남았습니다.
[김민욱/환경전문기자(방글라데시 쿠밀리아)] "침수 피해 입은 곳 촬영하러 많이 다녔는데 정말 여기는 말문이 막힐 정도의 피해입니다. 집들이 그냥 사라졌습니다. 흔적도 없이."
[모하메드 무사/9살] "우리는 할머니 댁으로 모두 피해야 했어요. 둑이 무너졌거든요."
모하메드가 사는 방글라데시 동남부에서는 지난 8월 말 홍수로 54명이 죽고 수백만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니세프는 이 홍수로 생존의 위협에 처한 아동이 2백만 명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내 이름은 마수마 악타르입니다. 나는 도아니고등학교 9학년입니다."
집에서 2킬로미터 떨어진 학교까지 걸어 다니는 고등학생 마수마.
마수마의 하굣길에 동행했습니다.
[김민욱/환경전문기자 - 마수마 악타르/14살] "<저 보트인가요?> 네. <그리고 마수마의 집이…저거군요.>"
2016년도 이후 홍수가 계속 발생하면서 길이 사라지고 이렇게 커다란 연못이 생겼다고 합니다.
마을은 우기만 되면 물에 잠깁니다.
학교 가는 길은 더욱 험난해집니다.
[마수마 악타르/14살] "(옷이 젖어서) 학교에 도착하면 옷을 갈아입어요. 이 동네 아이들은 다 같은 학교를 다니는데, 모두 똑같아요."
우기 때마다 방글라데시의 학교 수천 곳이 일시 휴교 상태가 됩니다.
기후위기는 먹을 것, 잠잘 곳은 물론 교육받을 기회마저 빼앗습니다.
한 달 전, 만 18살의 어린 엄마 무사마드 야스민은 출산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수로 길이 끊겨 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무사마드 야스민/18살] "(홍수가 나서)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는 것이 불가능했어요."
구호단체와 한국 정부의 지원 등으로 마련된 모자보건센터에서 삼륜 오토바이를 보내 가까스로 아이를 낳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라피 아프린/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홍수가 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임신부들이 이곳까지 올 수 없게 돼요."
2020년생 아이는 평생 동안 어른보다 6.8배의 폭염, 2.8배의 홍수, 2.6배의 가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아이들에게는 이 위협이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편집: 김준형, 전인제 / 취재지원: Save the Child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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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편집: 김준형, 전인제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568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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