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연재 (欣然齎)
대지 남쪽은 마을로 진입하는 길에 면해 있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과 차량 불빛으로 인한 간섭이 예상되었다. 이에 집과 길 사이에 담장을 두어 한층 쾌적한 물리적 환경을 조성한 건축가.
사람 눈높이의 담장은 일부를 낮추어 빛과 풍경을 받아들이고, 땅에 닿은 담장의 일부는 고양이들이 마당 밖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살짝 들어 열어주었다. 이는 가족들에게 다른 시선의 풍경을 더해주며, 열린 담장은 때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를 만들어 매일 새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거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2층까지 시원함을 전달하며, 2층의 긴 수평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1층 거실의 깊은 곳까지 따듯함을 전달한다. 넓게 비워진 거실은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가족들이 집안 곳곳에서 서로를 살피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두 개의 시선, 다층의 마당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로 방치된 단독주택 부지와 정비되지 않은 길로 둘러싸인 대지. 건축주는 이곳에 부부와 여섯 살 아이,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살 집을 요청했다. 대지 남쪽은 마을로 진입하는 길에 면해 있어 낮에는 마을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과 밤에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인한 간섭이 예상되었다.
따라서 집과 길 사이에 담장을 두어 한층 쾌적한 물리적 환경을 조성했다. 마당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선이 공존하는데 사람 눈높이의 담장은 일부를 낮추어 빛과 풍경을 들이고, 땅에 닿은 담장의 일부는 고양이들이 마당 밖의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살짝 들어 열어주었다.


무분별한 단독주택 필지 개발로 인해 거주 환경이 다소 어지러웠던 대지 주변 상황은 사실 조금만 멀리 내다보면 사면으로 산이 보이고, 남측으로 천이 흐르는 좋은 입지이다.
집의 기단과 같은 1층은 땅의 연속으로 보이도록 거친 질감의 마감으로 처리하고, 기단 위에 놓인 2층은 육중한 석재를 사용하여 좋은 주변 환경 위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풍경의 통로
이 집에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두 개의 마당이 있다.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중정 형식의 남측 마당은 거친 마감의 벽을 배경으로 가까운 조경을 감상하는 내부 마당이고, 북측 마당은 먼 산을 바라보며 바깥 풍경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밖으로 열린 마당이다. 두 마당은 거실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며, 거실을 관통하는 풍경의 통로는 바람과 빛이 지나는 길이 되기도 한다.



재택근무를 하는 부부를 위해 2층은 다리를 두어 주거공간과 작업공간을 분리했다. 다리는 삶과 일이 전이되는 공간으로 부부는 다리를 건너 일터로 향하는 동안 긴 수평의 창을 통해 연속되는 산자락을 감상할 수 있다.



비움과 채움의 교차
이 집은 비움으로써 채워지는 집이다. 집의 모든 공간은 비워진 하나의 큰 공간으로 연결된다. 2층의 긴 수평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유리 난간을 통해 1층 거실의 깊은 곳까지 따듯함을 전달하며, 1층 거실의 마주 보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2층 작업실까지 시원함을 전달한다.
비워진 거실은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 영화관이 되기도 하며 가족들의 다양한 행위를 담는다. 이는 가족들이 집안 곳곳에서 서로를 살피며,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건축개요
위치: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 2층
대지면적: 310㎡ (93.78py)
건축면적: 119.54㎡ (36.16py)
연면적: 149.12㎡ (45.11py)
건폐율: 38.56%
용적률: 48.10%
구조: 철근콘크리트
사진: 노경
설계: 소수 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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