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속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올해 매출을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140GWh에 달하는 누적 수주 규모를 바탕으로 북미 중심의 현지 생산 역량을 강화해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9일 구성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2026년 신규 수주 목표를 지난해 사상 최대치였던 90GWh 이상으로 설정하고, 배터리 제조부터 시스템 통합(SI)까지 아우르는 '턴키 솔루션' 역량으로 글로벌 ESS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압도적인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다. 지난해 6월 가동하는 미시간 홀랜드 공장은 북미 최초의 ESS 대규모 양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중에는 미시간 랜싱 공장과 오하이오 혼다 합작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특히 혼다 합작공장은 파트너사와 협의를 통해 일부 전기차(EV) 라인을 ESS 제품 생산으로 전환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글로벌 생산 능력은 총 60GWh 규모로 확대되며, 이 중 80%가 넘는 50GWh가 북미 지역에 집중된다. 캐나다 온타리오 넥스트스타 에너지 공장은 2025년 11월 가동을 시작해 2026년 2월 자회사로 편입되며, 유럽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도 2025년 11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한국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2027년 생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수주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큐셀 미국법인과 2024년부터 2026년까지 4.8GWh, 2028년부터 2030년까지 5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테라젠과 최대 8GWh,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 7.5GWh 등 대규모 계약을 따냈다. 주택용 시장에서도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4GWh, EG4 일렉트로닉스와 13.3GWh 규모의 공급을 확정했다.
제품 경쟁력의 핵심은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안전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ESS는 높은 열적 안정성을 갖춘 LFP를 사용하며, 화재 전이 방지 설계를 통해 글로벌 열 폭주 화재 확산 평가인 'UL9540A' 기준을 충족했다. 별도의 소화설비 없이 외부 냉각수나 자연 환기만으로 열을 낮출 수 있어 현장 대응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미 시장 내 '유일한 현지 생산 기업'이라는 타이틀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에 강력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중국계 유일의 대규모 LFP' 양산 체계를 통해 고객사의 공급망 다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또 북미 운영 안정화 조직을 신설해 개발부터 고객 딜리버리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의 운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한 수직계열화는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선 차별화 요소다. 배터리 제조부터 시스템 통합, 서비스, 소프트웨어까지 단일 계약으로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은 고객사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사장은 "북미 내 탄탄한 생산 시설과 SI 기반의 턴키 역량을 동시에 갖춘 기업은 사실상 우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LG에너지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