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창간 19주년 특별기획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리더의 한 수에 달려 있습니다. <블로터>는 회사 대표이사가 직면한 위기 상황부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제, 행동, 그리고 결과까지 STAR(Situation, Task, Action, Result) 기법으로 분석해 리더십의 본질을 조명합니다.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의 손에서 시작된 SK에코플랜트의 리밸런싱은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환경 계열사를 매각하고 SK그룹의 반도체 소재 계열사를 하이테크사업 자회사로 편입하며 재무건전성·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다만 장 부회장은 2026년 주주총회가 예정된 3월 말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기업공개(IPO) 마감 기한이 7월임을 감안하면 임무 완수를 위한 임기 연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재정비를 이끈 그의 역량이 IPO 완주까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의 한수' M&A, 가까스로 적자 방어
올해 상반기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매출은 5조7992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2670억원) 대비 35.9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4년 상반기 1263억원에서 2096억원으로 65.91%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029억원에서 969억원으로 5.82% 감소하며 주춤했다.
2024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리밸런싱의 성과가 올해 상반기 들어 실적에도 반영됐다. △SK에어플러스 △에센코어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의 신규 편입으로 하이테크사업부문에서 매출 2조9303억원, 영업이익 2465억원을 인식한 덕분이다.
하이테크사업부문의 호실적은 솔루션사업부문(건설업)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며 SK에코플랜트의 턴어라운드를 이끌고 있다. 솔루션사업부문의 매출은 2024년 상반기 2조9317억원에서 1조6658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 같은 기간 972억원에서 영업손실 36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환경사업부문 역시 매출 5641억원을 인식하며 307억원 적자로 고전했다. 하이테크사업의 신규 편입이 없었다면 상반기엔 단순 계산으로 369억원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장 부회장의 구원등판이 아니었다면 2014년 10억원 영업손실을 내고 10년 만에, IPO 기한을 1년 남짓 앞두고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SK그룹 안에서도 대표적인 인수·합병 전무가로 평가 받는 장 부사장은 2023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SK㈜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2024년 1월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가 됐다. 그룹 내부에서도 SK에코플랜트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재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전투 중 장수는 말을 바꿔타지 않는다"
장 부회장의 구원등판은 SK에코플랜트의 극적인 영업적자 방어로 이어졌다. 리밸런싱의 1차 성과를 거둔 그는 오는 202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5월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며 상장 전 마지막 절차를 밟는 양상이다.
업계에선 본업인 건설업의 업황 회복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SK에코플랜트의 1차 IPO 기한은 2026년 7월이며 장 부회장의 임기 만료는 이보다 빠른 3월 주주총회 전까지다. 김 사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오랜 숙원사업을 앞두고 장 부회장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SK에코플랜트의 리밸런싱은 이미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이테크사업부문 매출(2조9303억원) 비중은 전체 매출의 50.53%를 차지할 정도로 존재감을 갖췄다. 본업이던 솔루션사업부문의 매출(1조6658억원)을 6개월 만에 앞지르며 주력 사업을 변경했다고 평가받을 정도다.
다만 본업이던 건설업은 업황 악화로 재무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거듭된 인명사고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SK에코플랜트는 SK건설 시절이던 2018년 상장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라오스댐 붕괴사고로 수백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IPO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규모 인명사고로 기업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은 과거를 생각하면 상장 직전까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는 상장 재도전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건설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이고 매출 비중이 상당해 IPO 완결까지 인명사고 등에 대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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