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대기업 과장에서 배우로 허성태가 꿈 앞에 걸었던 모든 것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배우 허성태.
하지만 그가 배우가 되기 전 걸었던 길은 지금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LG전자 해외영업부서, 그리고 대우조선해양 기획조정실.
누가 봐도 안정된 커리어였다. 연봉도 탄탄했고, 과장 진급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허성태는 그 시절을 이렇게 회상한다."너무 괴로웠어요. 잘하는 척, 밝은 척, 심지어 다한증까지 생겼죠."
스스로도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가장이라는 무게는 결정을 쉽게 만들지 않았다.
결혼한 지 겨우 6개월. 배우가 되겠다는 선택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생계를 건 도전이었다.
2011년, 어느 날 회식 후 술에 취해 귀가하던 밤.
TV에 흐르던 SBS '기적의 오디션' 안내 자막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마음이 움직였고, 그대로 신청서를 넣었다.
오디션 이후, 허성태는 아내와 함께 깡소주를 나누며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가장으로서의 책임, 현실적인 불안, 그리고 한번쯤은 따라가보고 싶었던 '연기'라는 갈망.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한 순간, 아내는 그를 지지해줬다.
소속사 하나 없이, 직접 프로필을 인쇄해 일일이 돌렸다.문을 두드리고, 또 두드렸다.그렇게 찾아다닌 오디션만 무려 200회를 넘겼다.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순간에도, 포기라는 단어는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는 찾아왔다.충무로에서 주목받는 김지운 감독의 작품, 영화 ‘밀정’ 오디션에 합격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송강호에게 뺨을 맞는 강렬한 장면 하나로 단번에 눈도장을 찍는다.
60여편 영화의 단역을 거쳐 '범죄도시', '남한산성', '밀정' 등으로 이름을 알린 허성태.
2021년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서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배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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