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동맹 끝?"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등 돌린 이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두 거물 간 동맹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한때 '퍼스트 버디'로 불리며 백악관 핵심 인사로 활약했던 머스크가 트럼프의 핵심 경제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관세 폭탄에 테슬라 주가 38% 폭락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관세를 발표하며 모든 수입품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34%, EU 제품에는 20%의 고율 관세를 적용했다. 이에 머스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X에 자유시장과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영상을 공유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테슬라는 이미 올해 주가가 38% 하락했으며,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추가로 2.5% 더 하락해 233.29달러로 마감했다.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테슬라는 유럽 자동차 부품부터 중국에서 정제되는 리튬까지 국제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세 정책의 직접적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간 무관세 상황 원해"

머스크는 이탈리아 부총리 마테오 살비니와의 화상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간 무관세 상황을 원한다"며 "이는 대통령에게도 조언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EU에 20%의 관세를 부과한 상황에서 머스크의 이러한 발언은 정면 충돌로 해석된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설계자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을 직접 겨냥해 "하버드 출신 박사는 좋은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이라며 조롱했다. 이에 나바로는 "머스크는 자동차를 판매하는 사람이고, 그것이 그의 주요 관심사"라며 반격했다.

백악관 내부에서 소외되는 머스크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주말 동안 트럼프에게 직접 관세 철회를 요청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트럼프는 오히려 월요일에 중국 수입품에 추가로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한때 백악관에서 '그림자 수석'이라 불리며 정부효율화부(DOGE)를 이끌었던 머스크는 이제 백악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머스크는 DOGE에서의 놀라운 업무가 완료되면 특별 정부 직원으로서 공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확인했다.

트럼프-머스크 관계의 흥망성쇠

두 사람의 관계는 원래부터 순탄치 않았다. 2020년 백악관 첫 만남에서 머스크는 트럼프를 사석에서 "바보"라고 부르기도 했다. 2022년에는 "트럼프는 모자를 벗고 일몰 속으로 항해해야 할 때"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2024년 대선에서 머스크는 트럼프와 공화당 후보들에게 약 2억 9천만 달러(약 3,900억 원)를 기부하며 최대 후원자로 변신했다. 트럼프 취임 후에는 정부효율화부를 이끌며 연방정부 예산 삭감을 주도했다.

관세의 경제적 영향과 향후 전망

트럼프의 관세는 2025년 미국 GDP의 0.85%에 해당하는 2,584억 달러의 연방세수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1982년 이후 최대 규모의 증세로 평가된다. 그러나 미국 가구당 평균 1,900달러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고, 가처분소득은 평균 1.9% 감소할 전망이다.

웨드부시 증권의 분석가 댄 아이브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머스크의 연관성으로 인한 반발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550달러에서 31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새로운 국면을 맞는 미국 무역 정책

머스크와 트럼프의 이번 갈등은 단순한 개인 간 불화를 넘어 미국의 무역 정책과 글로벌 경제 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캐나다, EU는 이미 3,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수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했거나 부과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지속된다면 중국 GDP는 약 0.5%, 유로존과 일본은 약 0.2%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테슬라와 같은 기업에게 더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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