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160년 된 오페라 극장…유니클로, 유니버스 완성
유니클로 파리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파리 풍경에 녹아든 특화 매장
파리지앵 쇼핑 오픈런 핫플로
웅장한 나선형 계단에 개방감
수선·자수패턴 서비스 체험도
1984년 일본 히로시마 후쿠로마치에 ‘유니크 클로딩 웨어하우스’라는 간판의 유니섹스 캐주얼 옷 가게가 문을 열었다.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의 이 로컬 상점은 훗날 패션 공룡 유니클로의 모태가 된다. 현재 유니클로는 전 세계에 매장 2600여 개를 거느렸지만, 단순히 매장 개수만 늘리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말한다. 그 지역의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는 태도로 매장을 계획해야 한다는 게 유니클로의 철학이다. 이 철학이 잘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자리한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다.
오페라 극장 온 듯한 웅장한 계단
유니클로의 프랑스 1호점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지난 1일 찾았다. ‘파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오페라 지구에 있다. 소설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 맞은편에 자리 잡은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1866년 건립된 건물 외관을 그대로 유지한 게 특징. 상호를 큼지막하게 써 붙이는 대신 유니클로를 상징하는 빨간 정사각형 모양 작은 간판을 여러 개 달았다. 건물 그 자체의 외관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의도다.
2009년 생긴 이 매장은 지난해 8개월간의 확장 리노베이션을 거쳐 재오픈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계단이다. 현대적인 느낌의 직선적인 계단이 있던 과거와 달리 새로 문을 연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웅장한 나선형 계단이 설치됐다. 마치 오페라 극장에 들어선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3개 층을 중앙의 거대한 계단으로 연결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재개장과 동시에 파리 오페라와 파트너십을 맺고 ‘나의 오페라 첫 경험(My first time at the Opera)’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본 적 없는 가족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끔 하는 프로그램이다. 오페라 지구의 문화를 매장에 녹여낸 것이다.
프랑스 모티브 활용한 자수 서비스도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유니클로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채워졌다. 지하 1층에 있는 리유니클로 스튜디오를 살펴보자. 좋아하는 옷을 오래 입을 수 있도록 하는 이 스튜디오에서는 옷에 난 구멍을 메우고, 헤진 부분에 자수를 덧대는 등의 수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한 수선 데스크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수선을 넘어선 ‘창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매장의 리유니클로 스튜디오에서는 프랑스와 일본 예술가들이 양국 문화의 다양한 모티브를 활용해 특별히 제작한 자수 패턴을 옷에 새겨넣을 수 있다. 일본 전통 자수인 사시코 자수도 넣을 수 있다. 자투리 옷감을 엮어 만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옷도 구입할 수 있다. 건너편에는 유니클로의 그래픽 티셔츠인 UT 디자인을 직접 선택하는 UTme!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UT존이 있다.
건축가의 광장에 들어선 콩깍지 닮은 매장
오페라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처럼 지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유니클로 매장은 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이탈리아 밀라노의 가에 아울렌티(Gae Aulenti) 매장도 주목할 만하다. 고층 건물이 빼곡한 밀라노 상업지구에 들어선 이 매장의 외관은 작은 콩깍지를 닮았다. 너무 작은 규모 탓에 ‘매장이 맞나’ 싶지만 지상에 드러난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원기둥 모양 건물 입구로 들어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800㎡ 규모의 지하 매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원래 지하 주차장으로 쓰이던 곳을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매장은 이탈리아 여성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 가에 아울렌티의 이름을 딴 광장에 있다. 건축가를 기념한 광장답게 주변에 현대적인 건축물이 즐비했다. 지상에 입구만 빼꼼 드러낸 유니클로 매장의 실험적인 외형이 가에 아울렌티 광장의 풍경에 완벽하게 녹아든다. 매장 내부에는 이탈리아 유명 가구·인테리어 브랜드인 카르텔(Kartell)의 테이블, 카펫 등이 곳곳에 배치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그란비아 매장은 1920년대 극장과 나이트클럽으로 쓰이던 건물에 입점했다. 건축 초기에 그려진 벽화와 천장화를 그대로 남겨둬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게끔 한다. 공예품 거리에 있는 베트남 호안끼엠 매장도 100년 전 세워진 새하얀 외벽의 건축물을 그대로 살렸다. 이 매장에서는 커피를 판매한다. 커피가 베트남의 국민 음료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파리=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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