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6개라고 1주일밖에 안 된 아기고양이 내다버린 사연

지난 6월 초, 동물 구조대로 활동하는 마리 씨는 앞마당에서 두 아기 고양이가 버려진 것 같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한 가정집으로 출동했습니다.

그곳에는 생후 1주일밖에 안 된 고등어와 턱시도 고양이가 잔디 위에서 꼬물거리며 뒹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고등어 고양이에게 시선이 꽂힌 마리 씨가 녀석의 발가락을 보며 숫자를 중얼거렸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정상적인 고양이는 앞발에 5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으나, 고등어는 한눈에 봐도 여러 개의 발가락이 상자에 담긴 감자칩처럼 오밀조밀하게 붙어있었습니다.

바로 6개 이상의 발가락을 가진 다지증 고양이였죠!

반면, 하얀색과 검은색 털이 뒤섞인 턱시도 아기 고양이는 자신의 발가락도 세어 보라는 듯 마리 씨를 향해 두 앞발을 쭉 뻗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맙소사. 턱시도 고양이도 발가락이 6개 이상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그다음 순간이었습니다. 마리 씨가 턱시도 고양이를 품에 안은 순간 녀석의 두 뒷다리가 아래로 추욱 쳐졌는데요. 뭔가 허전해 보였습니다.

"하나, 둘, 셋...?"

턱시도 고양이의 다리가 3개였습니다.

마리 씨는 혹시나 싶어 품에 안은 고등어의 다리도 다시 세어 보았는데요. 고등어의 다리 역시 3개였습니다.

발가락이 더 많아서일까요? 고등어와 턱시도는 마리 씨가 지금껏 구조한 어떤 아기 고양이들보다 식욕이 넘쳐흘렀습니다.

고등어와 턱시도는 아기 고양이용 분유를 순식간에 원샷을 하고, 3시간마다 한 잔 더- 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한잔더뮤요묘묘-"

아기 고양이들은 3시간마다 먹고, 잠들고, 또 3시간 후에 깨서 먹고 잠들고를 6주 동안 반복하더니 살이 급속도로 붙기 시작했습니다.

생후 7주가 되자 몰라볼 정도로 건강해진 고등어와 턱시도는 카펫 위에 누워 벙어리장갑을 낀 채 서로의 뺨에 싸다귀를 날리며 알찬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발가락이 하나 더 많아서인지 상대방의 머리털을 쥐어뜯을 때도 유용하고, 뺨을 때릴 때도 왠지 더 찰진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등어와 턱시도 둘 다 발가락이 6개 이상이기 때문에 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다고 할 수는 없었죠.

마리 씨는 카펫 위에 누워 생선처럼 팔딱팔딱 움직이며 서로의 머리털을 쉴 새 없이 쥐어뜯는 두 아기 고양이를 볼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운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활활 타올랐습니다.

그만큼 두 녀석은 끊임없이 열정적인 에너지를 뿜었으며, 보는 사람에게는 장애묘에 대한 선입견을 깨끗하게 날려버리는 훌륭한 귀감이 되었는데요.

마리 씨는 서로 투덕거리는 두 고양이를 가리키며 외쳤습니다.

"장애묘 입양을 꺼리는 분들에게 고등어와 턱시도를 보여주고 싶군요. 당신이 우려하던 그 모습과 거리가 전혀 멀지 않냐고요."

그러자 자신의 이름을 알아챈 고등어와 턱시도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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