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가상현실 기반의 K-아트 확산을 꿈꾸다
한 교수를 만나기 위해 찾은 홍익 AI 뮤지엄은 이전의 전시와는 다른,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그저 영상이 띄워져 있는 벽면 같았다. 하지만 VR 기기를 착용했더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티스트가 구현한 가상의 제주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물체를 설치할 수도 있었다.
전시를 '체험'하고 나자 한 교수는 "예술의 '넥스트 스텝'은 가상현실"이라며 "어떤 물리적 작용도 없고 상상한 대로 세상을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공간이며 아티스트에게도 완전히 새로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을 연 홍익 AI 뮤지엄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개발(R&D) 전문인력양성사업과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해당 사업 연구책임자가 바로 한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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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교수는 VR·AR콘텐츠전공 주임 교수를 맡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홍익 AI 뮤지엄은 VR·AR콘텐츠전공에서 수행한 국가 연구 개발과제의 결과물을 총망라해 놓은 공간이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VR·AR·AI 콘텐츠의 창작과 전시가 동시에 일어나는 첨단 영상 콘텐츠의 실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이 실증 수준에서 실습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다.
VR·AR콘텐츠전공에서 배출하고자 하는 인재는 한 마디로 CTA(Content·Technical·Artist)다. 기술과 예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인재다. 개발을 기반으로 배우며 예술적 작품 행위를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를 위해 VR·AR콘텐츠전공에서는 VR 관련 원천기술 등을 실무자에게 배운다. 실제로 기업에서 VR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최고경영자(CEO) 등이 겸임교수로 활동한다. 이 기술을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대규모 전시를 통해 아티스트로 거듭난다.
AI 뮤지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전시는 'KMM Chapter1. RED GATE to the 18세기 혜원 신윤복'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간송컬렉션 지적재산권(혜원 신윤복 화첩)과 홍익대의 AI·초실감 메타버스 기술을 융합한 전시다. VR·AR콘텐츠전공 대학원생에게는 문화유산 실감 콘텐츠 창작의 기회와 지원을, 일반 관람객에게는 실감미디어로 전환된 문화유산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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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 공간에서는 이동을 위해 걷지만 가상공간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링크를 클릭하거나 어떤 간단한 행동을 취하면 바로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죠. '나'를 중심으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예술적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한 교수는 지금은 현실 공간을 복제해 가상공간에 집어넣는 것에 국한돼 있지만 결국 가상에 있는 독특한 경험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까지 이를 것이라고 봤다. 그는 "앞으로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 예술과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 존재할 것"이라며 "특히 MZ세대와 알파세대는 가상현실 기반 예술에 최적화된 세대이며 가상현실은 4차 산업시대의 표현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뮤지엄에는 그 이름에 맞게 AI가 생성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한 교수에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생성 AI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당장은 인공지능이 인류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현재의 생성 AI는 계층적 학습을 통해 창작하고 작업자가 어떤 과제를 주지 않으면 스스로 어떤 결과를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AI가 그린 그림이 경매소에서 낙찰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제작한 초상화인 '에드몽 드 벨라미의 초상화'는 프랑스 예술공학단체 '오비우스'가 이미지를 학습시켜 탄생한 그림이다. 이때 이 그림의 창작자는 오비우스로 기재됐다. 오비우스가 AI를 활용해 그린 그림이라는 것.
한 교수는 새로운 예술에 맞는 새로운 교육방법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CTA라는 융합적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융합적 교육이 필요하다"며 "서양의 모더니즘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 아닌 우리만의 예술, 즉 'K-아트'의 확산이 전시 공간이자 실험실인 AI 뮤지엄에서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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