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원 케이크 팔리자 칼 갈은 호텔들…“올해는 사진과 똑같을까?”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2. 11. 3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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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가격은 14만원.
올해 특급호텔들은 유난히 크리스마스 케이크에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한 호텔에서 무려 25만원짜리 케이크를 내놓았는데도 조기 품절되자 1년간 칼을 갈아 온 모습이다.

업계에서도 감탄을 쏟아낼 정도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케이크부터 한 땀 한 땀 새긴 무늬에 정성스럽게 쌓아올린 케이크 등 다양하다.

가격은 전년 대비 3만~4만원 가량 올랐다. 2배로 가격이 껑충 뛴 곳도 있다. 밀가루와 우유 등 재료값이 잇따라 상승했기 때문이다.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인상분을 반영하니 케이크 하나에 20만원대까지 치솟는다. 웬만한 호텔의 1박 숙박료와 맞먹는 수준이다. 가격이 오를수록 소비자들의 기대 역시 높아지기 마련.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승자는 어느 호텔이 차지할까.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롯데호텔 서울, 부산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빛내 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롯데호텔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매년 사전예약 기간 내에 조기 품절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시그니엘 서울은 라즈베리 크림과 딸기 콤포트 위에 바닐라 크림, 라즈베리 슈를 올려 장식한 ‘크리스마스 레드슈’(8만2000원), 산타 옷을 모티브로 한 ‘산타’(8만2000원) 케이크를 판매한다.

시그니엘 부산에서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시그니엘 부산에서는 골드펄 장식을 얹은 ‘크리스마스 트리’(10만원), ‘크리스마스 모자’(8만2000원) 케이크 등을 준비했다.

롯데호텔 서울과 월드, 부산에서는 동화 속 크리스마스를 옮겨 놓은 듯한 화려한 비주얼의 케이크를 만날 수 있다. 과자집 모양의 ‘베어 쇼콜라 하우스’(12만원), ‘노엘’ 케이크(7만 5000원)가 대표적이다.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는 이번 시즌 크리스마스 선물 모양 케이크를 12만50000원에 판매한다. 지난해 선보인 보물상자 초콜릿 케이크(4만8000원)의 2.6배 가격이 뛰었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선보인 메리고라운드 케이크로 가격은 20만원.
특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은 동화 속 회전목마를 구현한 메리고라운드 케이크로 업계 이목을 사로잡았다. 8시간 이상 쇼콜라티에의 섬세한 수작업으로 완성되는 초콜릿 아트 케이크로, 가격은 20만원이며 12월 한달간 30개 한정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선보인 종류만 11종에 달한다. 인터컨티넨탈의 시그니처 곰인형인 아이베어(I-Bear)를 모티브로 만든 ‘아이베어 이글루 케이크’도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케이크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총 5종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준비했으며, JW메리어트 동대문도 7만5000~18만원짜리 케이크를 선보이기로 했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의 올해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격은 8만5000~14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25만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최고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인 조선팰리스 호텔은 올해 아직 케이크 가격을 확정 짓지 못했다. 최고가를 갈아치울지 업계 안팎에서 관심이 높다.

호텔업계에서는 밀가루, 우유, 설탕 등 원재료값이 일제히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역대급 우윳값 인상 등이 겹쳐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보다 싼 재료를 찾아 만들기에는 특급호텔들 사이 자존심이 걸려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반 베이커리 케이크와 달리 호텔 케이크를 찾는 고객들은 그만큼 고급스러운 제품을 찾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대에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페스티브 케이크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여름엔 빙수, 겨울엔 케이크로 각 호텔들은 자존심을 내건 경쟁을 펼친다”며 “그래서 몇 달간 파티쉐 등 직원들은 머리를 움켜잡고 아이디어를 내고, 모양이 정해지면 꼬박 밤을 새면서까지 수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둘러싼 고가 논란이나 맛과 품질 문제는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일부 대형 호텔에는 소비자들 불만이 쏟아졌다. 6~10만원을 주고 케이크를 샀음에도 호텔 측에서 샘플 사진으로 보여준 모습과 너무 달라서다. 크림이 줄줄 흘러내린 것은 물론 케이크의 맛 역시 느끼함이 가득해 혹평을 받아야만 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소비자들 사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며 업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올해는 더 한정 수량으로 예약을 받아 무리하지 않은 일정 내에서 케이크를 만들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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