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석루] 기술은 ‘마이클’을 창조하지 못한다- 김보성(창원시 마산하수센터장)

오는 4월, 전설적인 팝의 황제를 다룬 영화 ‘마이클’의 개봉을 앞두고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예고편 속 부활한 그의 모습은 AI(인공지능)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교한 복제일수록 의문은 깊어진다. 기술이 마이클의 외형을 재현할 수는 있어도, 그가 무대 위에서 뿜어냈던 압도적인 ‘인간적 에너지’까지 창조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술은 마이클을 흉내 낼 뿐 마이클이라는 ‘현상’을 만들지는 못한다.
창조의 역사는 정답이 아니라 언제나 ‘결정적인 오답’에서 시작됐다. 1964년, 밴드 킨크스의 기타리스트가 녹음 직전 면도칼로 앰프 스피커를 찢어버려 탄생시킨 거친 비명이 헤비메탈의 시초가 된 것처럼 말이다. 만약 그 자리에 오늘날의 AI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시스템은 즉각 이 소리를 ‘치명적 오류’로 규정하고 노이즈 캔슬링으로 깨끗하게 지워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최적화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전설이 사라지는 이유다.
마이클 잭슨 역시 완벽을 추구하면서도 그 틈새에서 새어 나오는 숨소리와 본능적인 탄성을 음악의 핵심으로 삼았다. AI에겐 제거해야 할 소음일 뿐인 흔적들이 실제로는 전설을 완성하는 한 끗이었다. 우리를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정교한 계산이 아니라, 완벽함의 균열 사이로 느껴지는 인간의 체온이다. 기계가 100%의 재현율을 목표로 달려갈 때, 인간은 기계가 감히 범하지 못할 ‘위대한 실수’를 통해 미래를 개척한다.
기술은 어제의 데이터로 내일의 평균을 계산한다. 하지만 평균에는 전설이 머물 자리가 없다. 전설은 통계적 확률을 배신하는 돌연변이적 선택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다. 우리가 고도의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서툰 창작물에 감동하는 이유는, 그 안의 ‘의도된 오류’와 ‘고뇌의 흔적’이 오직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주권임을 직감하기 때문이다. 기술은 점점 더 완벽한 답을 찾아낼 것이다. 기계는 오류를 지우지만, 인간은 오류에서 전설을 빚는다.
데이터가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결함’이야말로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동력이다. 인간이 실수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창조의 시대는 끝나지 않는다.
김보성(창원시 마산하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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