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족 입소문 타고 훨훨…제품완판·주가폭등 ‘아식스 신드롬’

아식스 주가 올해 초 대비 3배가량 증가…인기 모델은 웃돈 주고 구매
ⓒ르데스크

러닝 붐에 힘입어 아식스가 신발 업계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본래 나이키나 뉴발란스 등 에 밀려 크게 주목 받던 브랜드는 아니였지만 최근 러닝족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대중적 유행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아식스 인기 모델들의 품귀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에 입고됐다는 소식이라도 들리면 순식간에 소비자들이 몰려 매진돼 버린다. 실제로 8일 온라인 스토어에 인기 상품이 들어오지 스토어 서버가 일시적으로 다운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오프라인 스토어 또한 인기 모델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런이 생기고 있다.

나이키 등 기존 신발 브랜드들이 주춤하는 사이 아식스의 브랜드 입지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대표 인기 모델인 ‘젤 카야노’모델의 경우 판매가가 17만9000원이지만 중고 마켓에서 20만원에서 30만원대에 리셀가가 형성돼 있다.

▲ 동시접속자 증가로 다운된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 [사진=아식스]

올해 신발 전문 마켓플레이스 스톡엑스(StockX)가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2024년 상반기 가파른 매출 증가세를 보인 신발 브랜드를 선정한 결과 상반기 러닝화 부문에서 6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아식스 일본 본사 주가 또한 올해 초 1075엔에서 10달 만에 3054엔까지 3배가량 폭등했다.

아식스가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근본 러닝화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 △나이키·아디다스 고객층 흡수 등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러닝 크루 유행이다. 아식스는 일보 스포츠 용품 전문 기업으로 현지에서는 입시 체육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브랜드다. 국내에는 1982년 정식으로 진출했지만 2000년대 들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밀려 오랫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다 최근 러닝 크루들을 중심으로 아식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조명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아식스 이제 막 러닝 크루에 가입한 초보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특히 높다. 파주에서 러닝 크루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호(32) 씨는 “크루 회원 20명 중 8명은 아식스를 신고 있다”며 “새로운 크루원이나 지인이 러닝화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나도 아식스나 호카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운동화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이중 러닝화가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러닝 크루에 들어간 이인영(29) 씨는 “크루 가입 전 여러 가지 러닝화 브랜드를 알아보다가 결국 아식스를 구매했다”며 “아식스를 구매한 가장 큰 이유는 크루에서 추천을 가장 많이 받은 브랜드고 또 모델을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 오히려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고 밝혔다.

▲ 아스 유행의 중심에는 러닝 취미 인기가 있다. 러닝크루들을 중심으로 아식스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을 달리는 러닝크루. [사진=뉴시스]

아식스를 찾는 소비층이 꼭 런닝족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일반 소비자들 또한 ‘힙’하다는 이유로 아식스를 구매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0년 넘게 나이키가 장악하고 있었던 만큼 그간 조용했던 아식스가 특별하게 느껴졌다는 설명이다. 아식스 매장에서 만난 김현수(가명) 씨는 “길에서 보이는 신발 절반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이라 많이 질려있었는데 아식스는 레트로 느낌도 나고 신발 자체도 좋다”며 “또 마케팅을 많이 하지 않는 것도 합해 보여서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연예인들까지 아식스 신발을 인증하기 시작하며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블랙핑크의 제니와 리사 등 국내 연예인은 물론이고 제니퍼 로렌스 등 미국 할리우드 연예인까지 아식스 신발을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아식스 부활에 대해 유행이 다시 돌아온 것이라 설명한다. 이은의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옷과 신발 등은 일정주기로 유행이 돌고 도는데 아디다스 몰락과 러닝붐이 겹치며 아식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며 “유행이 영원하지 않은 만큼 이런시기에 제품개발과 소비자친화 정책을 통해 충성층을 만들어놔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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