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이 높은 선수들, 몸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X3 남자 대표팀 배길태 감독
5X5는 대학 최고지만 3X3은 초보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지속가능한 발전의 새로운 출발이길

지난 2월 27일, 한국 3X3 남자 대표팀이 강원도 인제군의 전지훈련센터를 찾았다. 배길태 감독과 김유신 트레이너, 4명의 대표팀 선수는 8일까지 이곳에서 실전 같은 훈련을 통해 3X3 적응도를 높일 계획이다.
실전 같은 훈련의 파트너는 ‘3X3 올팍투어’ 2년 연속 챔피언 코스모다. 엘리트 선수가 아닌 일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L에 입성한 정성조가 있던 팀이다. 2025 아시아컵 3X3 대표 윤성수가 뛰고 있는 팀이다.
▲ 3X3 대표팀, 코스모와 실전 같은 훈련
연습경기는 모두 대표팀이 이겼다. 코스모 이동윤은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한 경기만 연장을 갔다”고 했다.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다. 그러나 연습경기라도 패배가 달가울 리 없다. 사기를 높이기 위해서도 승리가 좋다.
배길태 감독도 선수들의 승부욕이 좋다. 그러나 더 멀리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목표는 9월에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하 아시안게임)’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3X3의 경기 언어에 적응하는 것이다.

“픽앤롤을 해요. 5X5는 위크사이드의 선수가 롤맨을 체크하러 가요. 3X3은 그러면 안 돼요. 2점 슛을 줄 수 있어요. 그런데 몸이 먼저 반응하죠. 5X5 농구는 그래야 하니까요. 3X3은 가지 않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3X3은 1점 슛과 2점 슛이 있다. 5X5 농구의 3점 슛 라인 안에서 득점은 1점, 밖에서 득점은 2점이다. 5X5의 3점 슛보다 3X3의 2점 슛 데미지가 더 크다. 위크사이드 선수가 자신의 매치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이렇듯 3X3의 경기 언어는 다르다. 몸싸움도 그렇다. 체력 소모가 크다. 하루에 최대 3경기를 한다. 그런데 교체할 수 있는 선수는 단 1명이다. 날씨, 심판 판정, 현지 적응 등에 따라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윤성수는 2025년 아시아컵을 이렇게 기억했다.
“대회를 준비할 때 프로팀과 연습경기도 많이 이겼어요. 그런데 막상 대회에 나가니 달랐죠. 스크린을 할 때 붙잡고 밀고 하는 것이 5대5와 완전히 달랐어요. 한 번 말리면서 잘했던 것들도 안 됐죠.”
▲ 막상 대회에 나가니 달랐죠
3X3은 몸싸움이 거칠다. 12초 안에 슛을 던져야 하고 득점과 동시에 수비가 시작된다. 수비하던 팀이 림을 통과한 공을 잡으면 바로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니 판단과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한다. 경험 많은 윤성수와 대표팀 선수들의 차이가 있었다.
이번 훈련의 가장 큰 목적은 3X3의 경기 언어에 적응하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것 외에도 선수 교체와 작전 타임의 타이밍 등 익숙해져야 할 것들이 많다. 배 감독이 “최소한 4월 아시아컵까지는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한 이유다.
이동윤은 18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19회 중국 항저우, 20회 일본 아이치-나고야 등 세 번의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모두 연습경기를 가졌다고 했다. 경기력은 안영준, 양홍석 등이 있었던 항저우 대표팀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이번 대표팀은 “(항저우 대표팀과 비교해) 능력은 부족할 수 있으나 포지션 밸런스는 더 좋은 것 같고, 제일 중요한 키워드는 간절함인데 이번 대표팀이 더 간절해 보인다”고 했다. 이동근의 다재다능함과 구민교의 영리함, 김승우의 슈팅력과 이주영의 클러치 능력이 간절함으로 시너지를 만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3X3과 5X5는 많이 다르죠. 오죽하면 다른 종목이라는 말도 있고…. 펠프스가 수구를 해도 금메달을 따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확실히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3X3도 잘합니다.”
펠프스는 아테네 올림픽 6관왕, 베이징 올림픽 8관왕에 오른 수영 레전드다. 수영과 수구만큼 다르지만, 3X3과 5X5는 농구라는 공통점이 있다. 농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3X3 적응도도 빠르다. 배 감독이 직접 지도해보니 그렇다.
▲ 농구 이해도가 높을수록...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4강에 올랐다. 이번 대표팀은 8강도 자신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3X3 남자 대표팀은 2024년과 2025년 아시아컵 예선의 1차 관문도 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필리핀, 인도. 당시 한국을 이겼던 팀들이다. 필리핀을 제외하면 한국이 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팀이다. 그런데 그것이 3X3 농구다. 2025년 대표팀은 배 감독이 이끌었다. 두 번의 실수는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목표는 아시안게임입니다. 4월 아시아컵과 여름 네이션스리그는 그 과정이죠. 성적을 내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5X5는 (대학) 최고지만 3X3은 초보에요. 대회를 통해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3X3에 더 이상 만만한 상대는 없다. “베트남이 5X5는 약체지만 3X3은 강호”라는 것이 배 감독의 분석이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의 3X3 대표팀은 성장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른 많은 나라들은 성장했다. 그것이 베트남을 이기기 힘든 상대로 만들었다.
대표팀 주장 이동근은 “우승까지는 아니지만 4강까지는 가고 싶다”고 했다. 높이 올라갈수록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고 그것은 목표로 하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소중한 자양분이 된다.

배 감독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현실적으로 8강 진출이 쉽지 않다. 이란, 베트남, 퉁가 중 만만한 팀은 없다. 이란은 2024년 아시아컵 준우승 팀이다. 베트남은 예선 조 1위 통과 후 본선 리그에서 뉴질랜드, 카타르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 이란, 베트남 등 만만한 팀은 없다
배 감독은 베트남의 모든 선수가 현 5X5 국가대표 선수고 경험 많은 30대라고 했다. 미국 농구 시스템을 경험한 혼혈 선수들 주축으로 오랜 시간 호흡을 맞췄다. 매년 대표 선수가 바뀌는 우리와 다르다. 윤성수는 그것을 “대표팀의 연속성”으로 표현했다.
그래도 예선 통과는 중요하다. 상위 리그로 올라가서 일본, 몽골 등 강한 상대들과 부딪치면 무엇보다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래서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빡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레벨이 높은 선수들입니다. 국내에서 이 선수들보다 레벨이 높은 선수는 없어요. 선수들에게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얘기했어요. (5X5 습관이) 당장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다 이해하고 있어요. 몸에 익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당장 아시아컵은 힘들다. 거친 몸싸움이 낯선 3X3의 기억을 몰아내고 익숙한 5X5의 기억을 소환한다고 배 감독은 말한다. 그 또한 거쳐야 할 과정이다. 대표팀이 짧지 않은 여정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배 감독은 이 걸음이 지속가능한 한국 3X3 농구 발전의 새로운 출발이기를 기대한다.
#사진_점프볼DB, 조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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