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들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인 겨울이 다가오면서 모터사이클 브랜드들도 막바지 행사 진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론 겨울이 되어도 특정 브랜드들이 간간이 행사를 열기도 하지만 미끄러운 노면과 갑자기 내리는 눈 같은 돌발 상황 때문에 거의 대부분 실내에서 열리는 소소한 행사만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11월은 막바지 오프라인 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시기다. 라이더들과 함께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로 잘 알려진 로얄엔필드도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에 오프라인 행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인데 이번에 진행된 행사는 춘천에 위치한 더트앤파크에서 진행됐다. 행사의 공식적인 타이틀은 2023 히말라얀 트레일스(Himalayan Trails)로 참석한 참가자는 선수 10팀과 갤러리 50명으로 총 70명이 함께했다. 

이번 행사는 로얄엔필드의 히말라얀 411과 스크램 411 라이더들을 위한 행사로 신청 자격 역시 두 모델의 오너들 위주로 진행이 됐다. 하지만 오후에 진행되는 미니게임의 경우 타 브랜드의 모터사이클 라이더들도 출전이 가능했기 때문에 그들만의 잔치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게다가 갤러리들이 타고 온 모터사이클들이 생각보다 다양해 행사장 여기저기에 놓인 로얄엔필드라는 입간판들을 제외하고 행사장의 모습을 보면 일반적인 오프로드 행사장으로 보일 정도였다. 모터사이클 행사들 중에서 하나의 브랜드, 혹은 한 가지 모델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행사의 경우 참가자들이 워낙 한정적이라 똑같은 모델에다 거의 비슷한 복장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열린 마인드로 타 메이커 라이더들을 갤러리로 불러 함께하는 로얄엔필드의 모습은 무척이나 보기 좋았다. 

행사가 열린 당일 오전의 날씨는 영하 4~5도를 왔다 갔다 했지만 산 한가운데 위치한 행사장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의 수준이었다. 춘천의 매서운 산바람이 행사장을 찾은 참가자들의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했지만 추운 날씨도 히말라얀 트레일스에 참가한 참가자들의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참가자와 갤러리 그리고 운영진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준비한 행사를 꿋꿋이 이겨내며 진행했는데 이미 행사장의 날씨를 각오하고 나선 듯 다들 방한장구와 준비한 겨울철 라이딩기어들로 중무장하고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었다. 특히 로얄엔필드 운영진들은 추운 날씨를 고려해 참가자들에게 라면과 어묵, BBQ 100인분 그리고 정식 도시락 이외 따뜻한 음료와 간식 등을 풍성하게 제공하기도 했다. 

일단 날씨가 추워지면 몸도 웅크려들고 몸의 반응속도도 늦어져 사고의 위험도 높아지는데 운영진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참가자들이 편하고 따뜻하게 쉴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했다. 덕분에 참가자들을 비롯한 갤러리들도 영하의 추운 날씨에서도 따뜻하고 편한 환경에서 쉬기도 하면서 행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행사였지만 로얄엔필드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고 짜임새 있게 행사를 진행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 이었다. 그래서 추운 날씨였지만 참가자와 갤러리들 모두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모두들 날씨와 상관없이 행사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오전부터 경기가 진행 됐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사전에 만들어진 경기장을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가장 많이 도는 팀이 승리하는 레이스였다. 행사장은 히말라얀 411과 스크램 411 라이더들이 기량을 뽐내며 라이딩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초반에는 코스를 익히느라 조금 어려워하던 참가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빠르고 역동적인 라이딩을 보여줬고 코스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한 이후에는 대부분 멋진 모습으로 코스를 통과하는 모습이었다. 행사장의 특성상 움직여서 보지 않는 한 코스의 일부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지만 보이는 곳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오프로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로얄엔필드의 히말라얀은 시장에서 오프로드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모델들 중에서도 매우 저렴한 모델로도 잘 알려져 있고 가성비로는 정말 따라올 브랜드가 거의 없을 정도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간혹 저렴한 가격 때문에 히말라얀의 성능에 대해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행사장에서 코스를 주파하는 히말라얀의 모습을 본다면 아마도 이런 사람들의 생각이 충분히 바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사장 코스를 누비는 히말라얀 411과 스크램 411의 멋진 모습을 실제로 본다면 로얄엔필드의 매력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의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오전에 열린 참가자들의 레이스가 끝나고 점심 식사시간이 마무리 되자 오후에는 갤러리 게임이 진행됐다. 로얄엔필드 오너는 물론 타 브랜드 오너들도 참가 할 수 있었던 갤러리 게임은 타 브랜드 차량으로도 행사장을 방문한 라이어들도 참가가 가능해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졌다. 코스가 시작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지정된 업힐 코스 등을 주행 후 내려와 지정된 장소에 차량 주차하고 시동까지 완전 끈 후, 장작 1개를 도끼로 정확히 패서 쪼개기까지의 랩타임을 측정해서 순위를 가리는 갤러리 게임은 코스에서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며 다채로운 볼거리들을 만들어냈다. 

업힐 코스에서 계속 실패하다가 다시 도전해서 끝내 코스를 완주하는 갤러리 참가자부터 멋지게 한 번에 장작을 쪼개고 멋진 포즈를 지어보이던 참가자, 오프로드에는 절대 무리일 것 같은 클래식 모델에 순정타이어를 장착하고 한 번에 코스를 주파하던 라이더, 작은 바이크로 코스에 도전하다가 실패했지만 마냥 즐거워하던 갤러리까지 정말 다양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오후에 온도가 올라가면서 얼었던 지면이 녹아 질퍽해진 코스 덕분에 여기저기 넘어지는 라이더들이 많았지만 계속 도전해 완주하고 만족해하는 모습들이 매우 인상 깊었다. 

갤러리 게임까지 마치고 집계된 순위에 따라 시상식이 진행됐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순위나 기록과는 상관없이 이번 행사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모습이었다. 1위와 2위, 3위에 입상한 팀에게는 기념 상패와 로얄엔필드 정품 옵션 및 의류가 부상으로 주어졌고 참가자 모두를 대상으로 럭키드로우 및 해시테그 이벤트 진행으로 많은 상품을 참가자 및 갤러리들에게 제공됐다.

물론 순위에 드는 것도 중요하고 경품을 타는 것도 좋지만 추운 겨울을 앞두고 오프로드를 좋아하는 라이더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특별한 추억이 될만했다. 특히나 이번 행사는 로얄엔필드 코리아가 진행했던 역대 행사들 중에서 가장 많은 타 브랜드 고객들이 참여해 함께 로얄엔필드라는 모터사이클 메이커의 문화와 오프로드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던 행사였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많은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그런 말을 한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놀이터만 잘 만들어줘도 라이더들은 그 공간에서 문화를 만들어내며 안전하게 알아서들 잘 논다고. 하지만 정작 라이더들이 원하는 놀이터를 만들어 제공해주는 브랜드는 생각처럼 많지 않다. 그래서 라이더들은 자체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행사도 하고 심지어 대회를 진행하기도 한다. 브랜드들의 해주는 움직임에 그만큼 목마르다는 증거다.

로얄엔필드가 진행하는 행사나 이벤트에 참석해 취재를 하다보면 로얄엔필드 만큼 라이더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또 추진력 있게 움직이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메이커도 별로 없다는 사실을 매번 느끼게 된다. 물론 이런 행사의 안 보이는 곳에는 준비하고 진행하고 마무리 하느라 고생하는 담당자들의 희생과 노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그것을 기반으로 브랜드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또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로얄엔필드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새로운 모델이 추가되어 더 멋지게 진행될 내년의 히말라얀 트레일스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