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달 만에 6kg 줄어든 식단 효과

여름이 되면 체중 관리에 신경 쓰는 이들이 많아진다. 휴가철을 앞두고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운동과 식단 조절에 나서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고기와 생선을 끊는 식단만으로도 4개월 동안 6kg 이상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별다른 운동 없이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책임의료를 위한 의사회(PCRM)와 워싱턴대 의과대 연구팀은 과체중 성인 62명을 대상으로 식단 유형에 따라 체중과 체내 대사 변화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육류와 유제품을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을, 다른 한쪽은 완전 채식 기반의 저지방 비건 식단을 4개월 동안 섭취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식단 기록을 토대로 식이 산 부하 지표와 체중 변화를 분석했다. 식이 산 부하란 음식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생기는 산성 대사물질의 양을 뜻한다. 이 수치가 높으면 체내 염증이 증가하고, 비만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는 이 지표가 체중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관찰했다.
비건 식단을 따른 그룹은 체중이 평균 6kg 줄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5kg은 체지방이 감소한 수치였다. 반면 지중해식 식단을 유지한 그룹은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식이 산 부하 지표인 PRAL(잠재적인 산성 부담도)과 NEAP(내인성 산 생산도)를 사용해 식단에 따른 몸의 산성 반응을 측정했다. 비건 식단 그룹에서는 PRAL이 25.8, NEAP이 27.1 낮아졌다. 지중해식 식단 그룹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산성 식품 줄이고 알칼리 식품 늘린 결과


고기나 생선, 계란처럼 동물성 식품은 단백질이 풍부하다. 하지만 이 단백질을 소화하고 대사하는 과정에서 체내에는 황산염과 염화물 같은 산성 대사물질이 많이 남는다. 이 물질들이 몸을 산성 상태로 만든다. 특히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에는 식품첨가물이 더해져 나트륨 함량도 높다. 이 역시 체내 산성도를 더욱 높이는 요인이 된다.
반면 채소, 과일, 견과류, 콩류처럼 식물성 식품은 칼륨이 풍부하다. 칼륨은 대사 후 알칼리성 물질로 전환돼 체내 산성 환경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콩이나 두부 같은 식물성 단백질에는 글루타민산이 풍부하다. 이 성분은 수소이온을 줄여 체내 환경을 알칼리성으로 유지하게 만든다.
연구 결과는 단순히 체중 감량뿐 아니라 체내 대사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비건 식단이 체지방을 줄이고 체중을 감량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완전 비건보다 유연한 채식이 현실적

비건 식단은 모든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비타민B12, 칼슘, 철분 등은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 얻는 성분이다. 이를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피로감이나 빈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비건 식단을 실천하더라도 철저한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 완전 비건보다는 일정 수준 유제품이나 계란 등을 포함하는 채식 식단을 병행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건 식단을 단기간 체중 감량 목적에 맞춰 실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여름철 단기간 목표로 식단을 관리할 때, 알칼리성 식품 중심의 식물성 식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브로콜리, 시금치, 잎채소, 콩류 등은 칼륨과 섬유질이 풍부하고 포만감도 높아 체중 조절에 적합한 식품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학술지에 실릴 만큼 신뢰도 있는 방식으로 수행됐으며, 비건 식단이 체내 산성 대사물질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수치로 입증한 셈이다. 특히 체지방 감소 효과가 함께 나타난 점은 일반적인 체중 감량 방법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비건 식단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어렵거나 영양상 문제가 우려된다면, 하루 한 끼만 채식으로 구성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일부는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불리는 유연한 채식 형태를 택해 고기 섭취를 줄이면서 식물성 식단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바꾸고 있다. 이처럼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모두를 고려한 식단 변화는 여름철 건강 관리를 위한 실질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비건 식단이란?

비건 식단은 모든 동물성 식품을 철저히 배제하는 식사 방식이다. 고기, 생선, 달걀, 우유, 치즈, 버터는 물론 꿀까지도 포함되지 않는다. 식품 성분이나 제조 과정에서 동물 유래 재료가 들어간 경우에도 제외한다. 젤라틴, 카제인, 유청 단백질처럼 동물에서 얻은 첨가물도 금지 대상이다.
식단은 철저히 식물성 식품으로만 구성된다. 주로 채소, 과일, 콩류, 곡류, 견과류, 해조류 등을 활용한다. 기름은 식물성만 사용하며, 조리 방식은 굽는 것보다 찌거나 생식 위주로 구성한다. 액젓이나 버터 소스 같은 동물성 양념도 사용하지 않는다.
완전한 비건 식단은 장기간 지속할 경우 영양 결핍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비타민B12, 칼슘, 철분, 오메가3 같은 성분은 따로 보충이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유제품이나 달걀을 일정 부분 포함시키는 유연한 채식 형태를 병행하는 경우도 많다.
비건 식단은 체중 감량, 체지방 감소, 체내 산성 부하 완화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사는 열량 섭취를 자연스럽게 줄이고, 대사 산물을 알칼리성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비건 식단, 이렇게 구성한다
● 기본 식재료
- 채소류: 시금치, 브로콜리, 상추, 케일, 양배추, 오이, 당근
- 과일류: 바나나, 사과, 블루베리, 토마토, 아보카도
- 곡류: 현미, 귀리, 퀴노아, 보리, 통밀, 고구마, 감자
- 콩·견과류: 검은콩, 병아리콩, 렌틸콩, 두유, 두부, 아몬드, 캐슈넛, 해바라기씨
- 해조류: 김, 다시마, 미역, 톳
● 단백질 공급 식품
두부, 템페(발효 두부), 콩고기, 렌틸콩, 병아리콩, 아몬드, 캐슈넛, 해바라기씨 같은 견과류·씨앗류, 완두콩 단백질, 현미 단백질 기반의 비건 단백질 파우더
● 조리 방식
- 기름은 식물성만 사용: 올리브유, 들기름, 아보카도 오일
- 조리법은 구이보다 찜, 볶음, 생식 위주
- 양념은 액젓, 치즈 파우더, 버터 소스 등 동물성 제외
● 한 끼 식사 예시
- 현미밥 + 두부조림 + 나물 반찬 2종 + 젓갈 없는 김치
- 퀴노아 샐러드 + 구운 채소 + 렌틸콩 스튜
- 두유 오트밀 + 아몬드 +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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