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무혐의’ 최재영, ‘野 후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추가 송치

미국 국적자인 최 목사, 총선 당시 유세차량서 지지 유세
경찰,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도 인정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입건된 최재영 목사가 9월27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4·10 총선에서 야당 후보에 대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2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한 최 목사를 지난달 30일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미국 국적자인 최 목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신분임에도 총선을 앞둔 지난 4월5일 여주·양평 지역구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의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최 목사는 캠프 관계자의 소개를 받은 뒤 유세차량에 올라 "국정 파탄을 치유하고 상처받은 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건 오직 최재관 후보 뿐" 등의 내용으로 6분 넘게 지지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현장 동영상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최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와 함께 최 전 지역위원장, 유필선·박시선 여주시의원, 여현정·최영보 양평군의원 등 10명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 목사는 지난 6월24일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조사를 받으러 나오면서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 절 '디올백 사건'과는 무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저를) 엮은 것은 상당히 큰 실수"라고 주장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수사에 대해 최 목사는 지난달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지난 총선 윤 대통령께서는 27회나 되는 민생토론회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며 선거 중립성을 어겼다"며 "이에 대한 고발이 접수됐으나 수사기관은 이첩만 반복할 뿐 수사하지 않고, (자신이) 민주당 후보의 유세 차량에 올라가 단 몇 분 지원 유세한 것은 집요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최 목사는 이 사건 외에 지난 2월 양평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최 전 위원장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3월에는 한 강연회에서 김 여사를 언급하며 이철규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두 가지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고 지난 8월 최 목사를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검찰은 이미 송치된 사건과 이번에 추가 송치받은 건을 병합해 최 목사의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명품가방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고 보고 두 사람 모두를 무혐의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