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끝난 뒤 미국을 돕지 않은 국가들로부터 배상을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대가를 청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보는 공짜가 아니라는 말이 이번엔 청구서의 형태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 9월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석유가 흐르고 있다며,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던 국가들은 이 사기 같은 전쟁이 모두 끝났을 때 배상해야 하며 배상할 것이라고 적었다. 짧은 게시글이지만 겨냥하는 대상은 분명했다.

"유조선이 지나가는 값"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에 미군을 배치해 유조선이 자유롭게 통항하도록 돕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 통항으로 혜택을 보는 국가들이 미국의 재정적·군사적 부담에 따른 비용을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해협의 안전이라는 공공재를 미국 혼자 떠받치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군함을 보내라는 요구"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해 왔다. 파병은 각국의 국내 절차와 정치 일정이 얽힌 사안이어서 즉답이 어려운 문제다. 그럼에도 요구는 반복됐고, 이번 발언으로 그 요구에 비용이라는 표현이 덧붙었다.

"훈련 축소와 함께 놓인 문장"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6일 연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한국이 이란 전쟁에서 협력하지 않았다고 부각한 바 있다. 배상 언급은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동맹의 기여를 군사훈련과 투자, 파병 같은 항목별로 저울에 올려 평가하는 방식이 굳어지는 흐름이다.

배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을 띨지, 실제 이행이 가능한지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이 앞으로도 동맹 협상의 중심 의제로 남을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졌다. 청구서의 항목은 아직 비어 있지만 발신인은 이미 정해진 상태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다음 이미지검색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