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적자를 감수하며 불꽃을 쏘아올리는 기업
한화그룹이 단 한 해도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사업이 있다. 바로 매년 가을 한강을 밝히는 ‘한화불꽃축제’다. 2000년 첫 포문을 연 이 행사는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이 직접 매년 약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불꽃놀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의 경영 철학과 사회적 책임이 담긴 진심이 숨어 있다.
행사는 한강공원 일대를 무대로 진행되며 매년 수십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그러나 축제의 준비 과정은 그 화려한 장면보다 훨씬 치밀하고 조심스럽다. 안전요원만 500명 이상, 현장 운영인력과 봉사자까지 합치면 1,200명이 동원된다. CCTV 설치, 폐기물 수거, 교통 안내, 응급의료 부스 등은 국가행사 수준으로 구성된다. 불꽃이 터지는 15분은 짧지만, 그 15분을 위해 한화는 매년 수개월 동안 정성과 자원을 기꺼이 쏟아붓는다.

돈이 아닌 신뢰로 이어온 ‘함께 멀리’의 철학
한화그룹의 불꽃축제는 단순한 브랜드 홍보 수단이 아니다. 김승현 회장은 창립 이래 꾸준히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익이 아니라 사회와의 공존”이라고 강조해왔다. ‘함께 멀리’라는 그룹 철학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한화의 모든 사회공헌 사업의 기준이 되어 왔다.
불꽃축제 역시 이 철학의 연장선이다. 관람료는 전액 무료이며, 식음료나 부대 행사를 통한 상업 수익도 없다. 심지어 한화 관계자들조차 “축제는 철저히 비수익 사업”이라 명시한다. 재계에서는 이를 ‘비즈니스가 아닌 공익의 상징’이라 부른다. 김승현 회장은 매년 행사 후 성과보고에서 “우리가 얻는 건 수익이 아니라 신뢰”라는 말을 반복해왔고, 이는 한화의 사회적 책임이 단기 실적보다 우선함을 보여준다.

시민의 축제를 넘어 세계적 문화로 발전하다
한화불꽃축제는 이미 서울의 대표 문화 브랜드이자 세계적 불꽃 행사로 인정받고 있다. 매년 행사 기간 한강 일대에는 10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고, 관광 효과는 수백억 원에 이른다. 해외에서도 “서울의 야경과 불꽃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가을 축제”로 평가받으며, 글로벌 언론의 관광 가이드에도 등장한다.
또한 서울시와 외국 대사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제 불꽃 교류 프로그램’이 마련돼, 일본·이탈리아·스페인 등 세계 정상급 불꽃 팀들이 해마다 한국을 찾는다. 각국 불꽃 장인들이 벌이는 연출 경쟁은 단순히 볼거리를 넘어 문화 산업으로 발전했다. 한화는 이 과정을 상업화하지 않고, 오히려 상생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킨 것이 특징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나는 사람들
한화불꽃축제의 진가는 화려한 불꽃 뒤에서 묵묵히 움직이는 사람들에게서 드러난다. 행사 종료 후에는 1,200명 규모의 자원봉사단이 투입돼 한강 주변을 정리한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청소작업이 끝나면, 다음 날 아침 시민들은 깨끗하게 정돈된 한강공원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 봉사자 비율이 높아, 축제는 자연스럽게 사회교육의 장으로도 기능한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모든 봉사자들에게 교통비, 식비, 교육비를 지원하며, 자원봉사 시간을 공식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행사의 뒷무대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운영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화가 불꽃에 담은 ‘사람과 도시의 연결’
김승현 회장은 “불꽃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실제로 한화는 서울뿐 아니라 대전, 여수, 평택 등 전국 주요 거점에서도 불꽃 행사를 분산 개최하고 있다. 이는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도시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철학에서 출발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중단되던 시기에도 ‘랜선 불꽃축제’를 기획해,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전 국민이 동시에 불꽃을 감상하도록 했다. 당시 시청자는 1,7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한화를 상징하는 오렌지빛 불꽃은 사회적 단절 속에서도 공동체의 연대감을 상기시키는 상징이 되었다. 불꽃은 단지 하늘을 밝히는 빛이 아니라, 한화가 세상과 소통하는 언어였다.

진정성 있는 나눔으로 기업의 가치를 세우자
매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한화가 이 행사를 지속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은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철학적 신념 때문이다. 한화는 불꽃을 통해 사람과 도시, 세대 간의 연결을 만들어 냈고, 이 과정에서 얻은 것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신뢰와 영향력이다.
기업의 문화적 기여는 수익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그러나 불꽃축제가 보여준 공익의 힘은 이익 이상의 가치를 증명한다. 사회가 기업을 믿고, 기업이 사회를 위해 투자하는 순환이 지속될 때 진정한 공존이 완성된다.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의 철학이 더 널리 퍼져, 우리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불꽃 같은 공동체로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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