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언제 어디서나, 건강은 연결된다

지난 여름 충청도의 한 농촌 마을에서 60대 환자가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을 겪은 바 있다. 병원까지는 차로 한 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지만, 환자가 착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산소포화도와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전송했고, 이를 확인한 의료진은 즉시 구급차를 출동시켰다. 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치료 받아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또 다른 사례로, 대도시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당뇨 환자가 집에서 기록한 혈당 데이터가 병원 시스템으로 자동 전송·분석돼 이상 수치가 감지되자 의료진이 즉시 연락해 합병증을 예방했다.
이와 같이 네트워크 기술과 디지털 의료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새로운 안전망이 되고 있다. 클라우드 기반 의료정보 시스템은 환자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게 해 중복 검사를 줄이고 진단 속도를 높인다. 특히 5G와 같은 초고속 네트워크는 원격진료와 재택진료를 가능하게 해,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이나 도서 지역 환자도 대도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 데이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석으로 이어져 맞춤형 치료와 질병 예방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한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이자 의료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두 분야가 결합된 원격의료와 재택진료는 사회적 합의 부족과 규제 논의에 머물러 본격적인 발전이 많이 더딘 편이다.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지만,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논의는 단순한 허용 여부를 넘어야 한다. 환자가 어디에 있든 긴급 상황에서 즉각적인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계 구축, 의료데이터 활용과 환자 안전성 확보, 합리적인 수가 제도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IT와 의료가 조화롭게 결합될 때 의료 서비스는 더 가까워지고, 환자의 생명은 더 안전해진다. 웨어러블 기기와 네트워크, 빅데이터, 인공지능이 결합된 쌍방향 의료 서비스는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건강이 연결되는 사회, 그것이 한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미래다. 송기현 대전보건대 의료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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