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숲에서 도심 속까지 조용한 럭셔리 웨딩, 프라이빗 한옥 웨딩의 시대

김의향 THE BOUTIQUE 기자 2026. 5. 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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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월의 신부가 된 톱모델 신현지가 서울의 한옥에서 비공개 프라이빗 웨딩을 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신현지가 선택한 예식장은 유럽풍 가든 웨딩이나, 서울 도심의 파이브스타 연회장이 아니었다. 기와가 얹힌 처마 아래, 대청마루와 마당이 있는 한옥.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한국적인 우아함과 모던 웨딩이 조화된 그녀의 예식은 현재 웨딩 업계의 트렌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럭셔리 웨딩’의 상징인 특급 호텔의 웅장한 볼룸이나 서양식 야외 정원이었다면, 이제 감각적인 신랑 신부들은 ‘한옥’으로 향하고 있다. 패션 트렌드의 ‘조용한 럭셔리’와 같은 ‘조용한 럭셔리 웨딩’이라 해야할까.

화제가 된 톱모델 신현지의 프라이빗 한옥 웨딩. 비공개로 진행돼 게스토로 참석한 장윤주와 지인들의 SNS를 통해 일부 장면만 엿볼 수 있다. @yoonjujang

선과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한옥 웨딩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미장센을 연출한다. 자연과 건축물이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오직 그 시간과 공간에 초대된 하객들과 온전히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프라이빗 럭셔리 웨딩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야외 웨딩의 내추럴함에 한국적인 우아함과 기품, 그리고 세련된 디렉팅을 더한 한옥 웨딩은 스몰부터 중간 규모의 웨딩이 주를 이룬다. 또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온전히 한 커플만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한옥에서 펼쳐진 최신 웨딩 쇼케이스부터 도심 속 비밀스러운 공간, 광활한 자연을 품은 웨딩 베뉴까지 지금 주목받는 국내 프리미엄 한옥 웨딩 베뉴를 만나본다.

아름다운 영월 능선을 병풍 삼아, 더한옥헤리티지

최근 한옥 웨딩 연출의 정점을 보여준 곳은 강원도 영월에 자리한 ‘더한옥헤리티지’다. ‘2026 웨딩 쇼케이스’을 통해 ‘더한옥헤리티지’는 도심을 벗어나 프라이빗한 예식과 휴양을 동시에 즐기는 완벽한 데스티네이션 웨딩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영월 ‘더한옥헤리티지’ 잔디마당에서의 메인 예식.

‘더한옥헤리티지’ 웨딩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의 층위와 지형을 활용한 ‘입체적인 동선 설계’다. 본식에 앞서 선돌정 대청에서는 전통 혼례 체험과 정갈한 다과로 격조 높은 환대(Welcome) 리셉션이 치러지며, 인근 소나무 가든은 영월의 웅장한 산세를 배경으로 하는 훌륭한 포토존이 된다.

‘더한옥헤리티지’ 잔디마당에서 진행된 2026 웨딩 쇼케이스.

메인 예식은 최소 100명에서 최대 3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잔디마당에서 펼쳐진다. 신랑 신부가 호텔 중앙에서 누각으로 이어지는 돌길과 계단을 지나 입장하면, 하객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특히 한옥의 처마와 영월의 능선이 한눈에 담기는 긴 버진로드는 인위적인 장식을 배제하고 대자연과 건축미만으로 압도적인 시각적 감동을 선사한다.

‘더한옥헤리티지’ 영월종택에서의 애프터 파티.

본식 후에는 극적인 반전이 기다린다. 하객들이 야외 수영장을 지나 영월 종택(50~100명 수용 가능)으로 이동하면, 고즈넉한 한옥 마당이 화려한 야간 조명과 DJ 세션, 전통주 칵테일 바가 어우러진 감각적인 애프터 파티 베뉴로 변모한다. 가족과 몇몇 지인들만 초대하는 스몰 웨딩을 계획한다면, 이 영월종택에서 스몰 웨딩을 가질 수 있다.

‘더한옥헤리티지’ 영월종택에서 스몰 웨딩부터 애프터파티를 진행할 수 있다.

‘더한옥헤리티지’의 2026웨딩 쇼케이스에는 청담더웨딩(총괄 디렉팅), 와일드디아(공간 스타일링), 금단제와 오우르(전통 세팅 및 한복), 레하와 리로카옴므(드레스 및 수트) 등 최정상 파트너사들이 참여했으며, 신동민 총주방장의 영월 제철 식재료 기반 ‘몬토’ 웨딩 갈라 디너가 더해져 미식의 품격까지 높였다. ‘진정한 하이엔드 웨딩은 공간이 주는 서사와 그 안에서 경험이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조남희 부사장의 설명을 그대로 투영하는 한옥 웨딩이다.

300년된 암수 은행나무 아래, 두가헌 삼청

서울 종로구 사간동, 경복궁의 돌담이 시작되는 자리에 두가헌이 조용히 서 있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이 고택의 마당을 300년 된 암수 은행나무 두 그루가 지킨다. 음과 양, 두 그루가 한 쌍을 이루듯, 이곳은 처음부터 예식을 위한 공간이었는지도 모른다.

300년된 암수 은행나무 아래 펼쳐지는 서울 ‘두가헌’ 한옥 웨딩.

전통 한옥을 현대적인 세련미로 재해석한 이곳은 최소 60명에서 최대 86명만을 모시는 초소규모 정예 예식에 특화되어 있다. 번잡한 도심 한가운데 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프라이빗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루 1건, 혹은 극소수의 타임만 운영하여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예식이 가능하며, 우천 시에는 고급 몽골텐트를 설치해 또 다른 운치를 더한다.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 잔디 속 한옥에서, 비욘드 더 베뉴_파지오하우스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 클럽 내에 위치한 ‘파지오 하우스’는 골프장의 광활한 잔디와 웅장한 한옥이 만나는 아름다운 미장센을 자랑한다. 처마선 너머로 펼쳐지는 초록의 풍경이 어떤 플로리스트의 연출도 대신할 수 없는 배경이 되어 준다. 코스 설계자 짐 파지오의 이름을 딴 이 전통 한옥 게스트하우스는 50명에서 150명 내외의 중규모 야외 예식에 안성맞춤이다.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골프 클럽의 ‘비욘드 더 베뉴_파지오하우스’ 한옥 웨딩.

서울 강남에서 차로 한 시간 남짓, 도심의 밀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너무 먼 곳까지 나서기 부담스러운 커플에게 파지오하우스는 균형 잡힌 선택지가 된다. 세부 웨딩 패키지는 공식 채널을 통한 개별 문의로 구성되며, 단독 대관으로 운영된다.

경기 양평의 자연아래, 아델라 한옥

경기 양평, 경의중앙선 원덕역에 가까이에 자리한 아델라 한옥은 한국관광공사 인증 한옥 스테이다. 스몰 웨딩부터 100명에서 최대 300명 하객까지 넉넉하게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한옥 베뉴다. 무려 1,200대 동시 주차가 가능한 광활한 2,000평 부지를 자랑한다.

잔디 정원과 밝은 톤의 공간감이 매력적인 양평 아델라 한옥 웨딩.

잔디 정원과 잘 정돈된 밝은 톤의 공간감이 특징이다. 탁 트인 시야 덕분에 캐주얼하고 경쾌한 무드의 커스텀 야외 웨딩을 연출하기 좋다. 홍소카페의 전통 음료, 한정식 레스토랑, 바베큐 시설이 같은 공간 안에 있어 예식과 피로연을 하나의 동선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전통의 품위와 실용적 편의가 맞닿는 지점, 아델라는 그 교차점에 있다.

안동 정통 고택 역사와 명가의 품격을 담은, 구름에 리조트

안동댐이 들어서던 날, 수몰 위기에 놓인 고택들이 있었다. 구름에 리조트는 그 고택들을 한 자리에 모아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공간으로 유명하다. 대가·재사·정자 형태의 7채 고택 하나하나에 역사와 세월이 은은하게 배어 있다. 수백 년 역사를 간직한 서운정, 감동재사 등 오랜 가문의 이야기가 깃든 흙벽과 기와, 하늘로 열린 중정 구조를 그대로 배경 삼아 진행되는 예식이 감동을 준다.

안동 역사를 품은 전통 고택에서 펼쳐지는 ‘구름에 리조트’ 한옥 웨딩.

하객들과 함께 숙박을 겸하며 예식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정통 ‘데스티네이션 웨딩’에 최적화되어 있다. 피로연 음식은 안동 명가의 정갈한 내림손맛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한정식 및 뱅킷 스타일로 제공되어 만족도가 높은 곳이다.

천년고도 경주 토함산의 전통 가옥에서, 산죽한옥마을 웨딩

경주 불국사 인근 7,000평의 대지 위에 2017년 새로 지어진 산죽한옥마을은 역설적으로 가장 오래된 분위기를 품는다. 기와·초가·너와 등 서로 다른 형태의 11채 한옥이 작은 마을을 이루고, 이탈리안 카페와 한정식당, 갤러리가 그 안에 들어앉아 있다.

경주 토함산의 전통 가옥에서 진행되는 ‘산죽한옥마을’ 웨딩.

최소 10명 규모의 극소규모 직계가족 예식부터 최대 200명의 대형 예식까지 공간 활용이 매우 유연하다. 하나의 마을을 통째로 빌려 축제를 벌이는 듯한 스케일 속에서, 최근에는 프리미엄 플라워 디렉팅 브랜드들과 협업하여 트렌디한 예식을 선보이고 있다. 투박하고 고요한 전통 오브제 위에 프렌치 감성의 화려하고 감각적인 생화를 장식하여 동서양의 미학이 교차하는 세련된 무드를 빚어낸다. 마을 내에 위치한 정성스러운 전문 한정식점(산죽한정식)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산죽향)의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공되는 F&B 퀄리티 또한 훌륭하다.

한옥 웨딩은 더이상 전통혼례나 웨딩촬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때로는 도심 속 가장 모던하고 프라이빗한 파티장으로, 때로는 대자연과 호흡하는 고귀한 의식의 공간으로 진화하며 그 어떤 베뉴보다 다채롭고 깊이 있는 서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평생 잊지 못할 하루를 꿈꾼다면, 신랑신부와 하객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조용한 프라이빗 한옥 웨딩을 그려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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