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수많은 건강 정보를 접하고도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데 여기, 실제로 90세가 넘도록 병원 문을 닫지 않고 진료를 이어가며, 특별한 병력 없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장수의 표본이 있다. 바로 일본의 내과의사 히노하라 시게아키 박사다. 그는 생전 105세까지 직접 진료를 했으며, 90대까지 매일 병원에 출근해 외래를 봤던 인물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50년 넘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은 음식이 있다. 약도, 보충제도 아닌 음식. 그리고 그 음식 하나가 그의 장수 비결로 수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매일 먹은 음식은 바로 ‘요거트’다. 너무 평범해서 놀라울 정도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발효유 이상의 의학적 힌트가 담겨 있다. 장 건강, 면역 기능, 대사 조절, 염증 반응까지 전신 건강에 관여하는 유산균과 발효 대사물질이 장기 섭취를 통해 실제 장수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점점 더 밝혀지고 있다. 단순히 먹는 것 같지만,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꾸준히’ 먹느냐가 관건이다. 오늘은 이 오래된 장수인의 식습관을 통해 요거트의 실제 건강 효능을 살펴보자.

첫 번째 – 장내 미생물 균형은 결국 만성질환과 노화를 결정한다
히노하라 박사는 ‘장 건강이 전신 건강의 핵심’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현대의학에서 장은 더 이상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다. 장내 미생물은 면역 반응, 염증 조절, 비타민 합성, 신경전달물질 분비, 호르몬 조절 등 거의 전신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장내 유익균이 부족하거나 유해균이 우세해질 경우, 면역계는 만성 염증 상태에 빠지게 되고 이는 암, 치매, 당뇨, 비만, 자가면역질환의 발병률을 높인다.
요거트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비피더스균 등을 직접 공급하며, 장내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가장 실질적인 음식이다. 더불어 요거트 속의 발효 대사물질인 유기산, 펩타이드, 폴리페놀 분해물 등은 장벽을 튼튼하게 하고 염증 유전자의 발현을 낮춘다. 이런 작용은 하루이틀로는 느낄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전신 면역력이 향상되고 대사성 질환 발병률이 낮아지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히노하라 박사가 수십 년간 요거트를 먹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번째 – 요거트는 그냥 먹는 게 아니다, 미세한 조건이 효과를 바꾼다
많은 사람들이 요거트를 단순히 간식이나 디저트처럼 섭취하지만, 장수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무가당 요거트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 시중 요거트의 대부분은 설탕, 액상과당, 과일 시럽이 다량 포함돼 있어 오히려 혈당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장내 유해균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둘째, 공복 상태 또는 식사 전 요거트 섭취가 장내 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 위산이 낮아져 있는 아침 공복에 섭취하면 유산균이 살아서 장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더 높다. 히노하라 박사 역시 하루를 시작하기 전, 얇게 썬 바나나 한 조각과 함께 무가당 요거트를 섭취했다고 한다.
셋째, 특정 균주가 포함된 요거트를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GG’,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BB-12’처럼 연구가 된 균주는 장내 환경 조절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중요한 건 이 균주를 꾸준히 일정하게 섭취하는 것, 즉 ‘누적된 습관’이 효과를 만든다는 점이다.

세 번째 – 뼈, 심장, 두뇌 건강까지 확장되는 요거트의 간접 효과
요거트는 장 건강 외에도 뼈, 심장, 두뇌까지 다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첫째, 요거트는 흡수율이 높은 칼슘 공급원이다. 특히 락트산 칼슘은 위에서 쉽게 흡수되며, 유산균의 존재로 인해 장에서 칼슘 재흡수율도 증가한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둘째, 요거트는 혈압 조절과도 관련 있다.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펩타이드는 ACE(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 기능을 하며, 이는 혈관 수축을 방지해 고혈압 위험을 낮춘다. 실제로 유럽심장학회에서는 고혈압 환자에게 하루 1회 이상 저염 요거트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셋째, 요거트의 간접적인 두뇌 보호 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장과 뇌는 미세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장내 미생물 변화가 감정, 인지, 기억, 스트레스 반응 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다수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유산균이 들어간 발효식품을 자주 먹는 사람이 우울감이 낮고, 스트레스 회복력이 높다’는 임상 결과는 이제 낯설지 않다. 장을 안정화시키는 것은 곧 뇌를 안정시키는 일이기도 하다.

네 번째 – 하루 한 컵, 50년이 만든 방패막
히노하라 박사는 "약은 가능하면 먹지 말고, 음식으로 해결하라"는 말을 남겼다. 그는 감기에도 진통제 대신 따뜻한 요거트와 된장국을 선택했으며, 소화불량이나 피로가 올 때도 약보다는 유산균 음식으로 리듬을 회복하려 했다. 결국 50년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요거트를 챙겼고, 그 습관은 장 건강을 넘어 전신의 회복력을 유지하게 만든 핵심 루틴이 되었다.
그가 택한 요거트는 그 어떤 복합 비타민보다 효율적이었고, 어떤 보조제보다 부작용이 적었다. 105세까지 활기차게 활동하며, 인지력이나 움직임의 큰 저하 없이 삶을 유지한 그의 삶 자체가 그 선택의 결과를 입증하고 있다.

장수는 거창한 게 아니다, 작은 습관의 누적이다
우리는 종종 건강을 지키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장수자들의 식습관을 보면 대부분 작고 단순한 것들의 반복이다. 히노하라 박사의 요거트 섭취도 그렇다. 어렵지 않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 단순하지만 위대한 습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