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등 전국 곳곳 '극한 호우' 왜?

임은정 기자 2024. 9. 2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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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가을 폭염이 물러나기 무섭게 기록적 폭우가 전국을 강타했다.

21일 오전 9시 기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 나머지 지역엔 시간당 10~30㎜ 호우가 내리고 있다.

경남 창원엔 이날 0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비가 104.9㎜나 퍼부었다.

전북 군산 말도에는 21일 오전 4시께 최대순간풍속이 29.7㎧(시속 약 107㎞)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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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제주 남쪽 지나려던 열대저압부가
방향 틀어 제주 남해안 사이 통과 등
열대저압부 더 근접, 고온다습 공기와 찬공기 충돌
부산경남 이틀간 200㎜↑…창원은 1시간에 104.9㎜

한낮 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가을 폭염이 물러나기 무섭게 기록적 폭우가 전국을 강타했다.

21일 오전 9시 기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30~50㎜, 나머지 지역엔 시간당 10~30㎜ 호우가 내리고 있다.

전날부터 곳곳에 장마 때처럼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경남 창원엔 이날 0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비가 104.9㎜나 퍼부었다. 1985년 7월 창원에서 지금과 같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9월 1시간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창원에는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326.4㎜나 내렸으며, 부산 경남은 200㎜ 넘는 비가 내렸다.

21일 오전 부산 연제구 한 도로가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있다.연합뉴스


영남에 많은 비가 오면서 낙동강 유역 곳곳엔 홍수특보도 발령됐다.

섬과 해안을 중심으로 태풍이 지날 때처럼 강풍도 불었다. 전북 군산 말도에는 21일 오전 4시께 최대순간풍속이 29.7㎧(시속 약 107㎞)를 기록했다. 태풍 중에서도 ‘중형’ 태풍의 최대풍속과 맞먹는다.

원래 예상된 비와 바람보다 더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이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저기압) 경로가 달라져서다. 이 열대저압부는 애초 중국 내륙에서 서해로 다시 진출한 뒤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 내륙에 자리한 건조공기에 가로막혀 예상보다 중국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고 방향을 틀면서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에 더 근접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더 많은 고온다습한 공기를 공급했고, 이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호우로 이어졌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은 이날 늦은 오후까지, 충청과 호남은 저녁까지, 영남은 밤까지 강수가 계속될 전망이다.

강원동해안·강원산지·경북북동산지·경북북부동해안 등 백두대간 동쪽과 제주는 각각 22일 밤과 23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겠는데, 남해안을 스치듯 지나는 열대저압부와 우리나라를 차지한 찬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우산을 쓴 학생들이 갑자기 굵어진 빗줄기에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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