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md] K리그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는?→린가드, "폴 포그바"

[포포투=한유철(상암)]

제시 린가드는 폴 포그바에게 'K-축구'의 맛을 보여주길 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누리꾼스퀘어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파이널라운드 그룹 A에 포함된 6팀의 감독과 선수들이 자리했다. 울산HD는 김판곤 감독과 김기희, 김천은 정정용 감독과 김민덕, 강원은 윤정환 감독과 황문기, 포항은 박태하 감독과 김종우, 서울은 김기동 감독과 린가드, 수원FC는 김은중 감독과 이용이 참석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팀 중 하나다. 지난 시즌 리그 7위에 자리하며 파이널라운드 그룹 A에 포함되지 못하는 등 굴욕을 겪었고, 이번 시즌엔 이를 만회하고자 했다. 시즌 개막 전, 포항을 이끌었던 김기동 감독을 데려왔고 제시 린가드 등 스타 선수를 영입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기대 만큼의 임팩트를 보이진 못했다. 김기동 감독의 색깔이 입혀지기엔 시간이 걸렸고, 서울은 이 기간 동안 승점을 쌓는 데 애를 먹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가면서 김기동 감독의 축구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며 착실히 승리를 챙겼다. 현재 서울은 리그 33경기에서 14승 8무 11패(승점 50점)를 기록하며 5위에 위치해 있다. '1위' 울산과의 격차가 11점인 만큼, 우승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권은 여전히 가시권이다.

이번 시즌 K리그 최고의 스타는 누가 뭐라 해도 린가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오랫동안 활약했고 잉글랜드 대표로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린가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K리그에 입성했다. 이적 확정 기사가 뜬 후에도 사람들은 의구심을 표했다. 일부 사람들은 린가드가 축구가 목적이 아닌 자신의 브랜드 사업을 런칭하기 위해 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린가드는 누구보다 축구에 진심이었다. 현재까지 리그 21경기에 출전해 5골 1어시스트를 올리며 서울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유의 살가운 성격으로 동료들과 빠르게 친해지며 한국 문화에 적응했고, 최근 영국 매체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한국에서 내 유산을 남기고 싶다. 이 곳에서 온 힘을 다하고 있다"라며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울을 향한 린가드의 애정은 누구보다 깊었다. 린가드는 최근 딸의 생일을 맞이해 영국으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행 전,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딸 생일파티조차 포기했다. 그는 "딸 생일이어서 파티를 준비했다. 무조건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갈 생각은 없었다. 생일 파티만 하고 저녁에 다시 한국에 돌아와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일정을 짰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주에 훈련을 하는데, 근육이 타이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느낌으로 비행기를 타면 몸이 망가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에게 안 가는 게 낫겠다라고 말했다. 딸도 서운해 했는데, 아빠가 이런 상황이고 중요한 부분이 있어서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고맙게도, 딸이 잘 이해해주고 넘어갔다"라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의 '애제자'가 됐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 지도를 받은 많은 감독과 비교했을 때도, 김기동 감독의 지도 방식은 특별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는 딱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나와 대화도 많이 하고 편하게 해줬다. 관계가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영국에서도 나와 1대1로 대화를 많이 했던 감독은 없었다. 감독님께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후 린가드는 공통 인터뷰 시간 동안 K리그에 데려오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린가드는 "폴 포그바"라고 답했다. 포그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린가드와 각별산 사이로 지냈다. 특유의 살가운 성격으로 라커룸의 분위기를 이끄는 듀오였다. 린가드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로 인해 포그바가 K리그에 올 확률은 많지 않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