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생리 직전에

생리 전 식욕 폭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생리 전이 되면 유독 식욕이 통제되지 않는 느낌을 받는 여성들이 많다. 다이어트를 성실하게 이어오다가도 이 시기만 되면 치킨, 삼겹살, 초콜릿등의 자극적인 음식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 결과 "왜 나는 이 정도도 못 참을까?"라는 자책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생리 전 식욕 증가는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여성의 몸이 반복적으로 보내는 매우 정상적인 생리적 신호에 가깝다.
여성은 배란기 이후 생리 직전인 황체기에 접어들면서 호르몬 환경이 크게 변화한다. 이 시기에는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음식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황체기에는 하루 평균 200kcal에서 300kcal 정도를 더 섭취하게 되며, 월경전증후군(PMS)이 심한 여성의 경우 그 증가 폭이 600kcal 이상으로 커지기도 한다. 즉 생리 전에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는 것은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상당수 여성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다.
문제는 단순히 먹는 양만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황체기에는 특히 달콤한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이 강해진다. 이는 스트레스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정서적 섭식'이 증가하기 때문인데, 이 시기 뇌의 보상 회로는 단 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생리 기간이 다가올수록 떡볶이나 초콜릿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이 유독 강하게 떠오르는 이유다.
더 불리한 점은 이 시기에 당을 처리하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황체기에는 인슐린 감수성이 감소하면서 혈당을 에너지로 활용하는 효율이 낮아지고, 섭취한 당은 연소되기 보다 지방으로 저장되기 쉬운 방향으로 대사가 바뀐다. 실제로 생리 직전에 뇌의 인슐린 반응성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는 임신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생물학적 전략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정리하면 생리 전에는 ① 자연스럽게 더 많이 먹게 되고, ② 그중에서도 단 음식이 강하게 당기며, ③ 동시에 살이 찌기 쉬운 대사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 상황에서 무작정 참는 전략은 현실적으로 지속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후 폭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이 시기에 활용할 수 있는 지점도 존재한다. 황체기에는 프로게스테론 증가로 인해 체온과 대사율이 소폭 상승하면서 기초대사량이 약 8% 정도 증가한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이 시기에는 단백질 섭취 비율이 비교적 잘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도 보고된다. 이를 고려하면 생리 전 식욕이 가장 힘든 시기에는 단백질을 중심으로, 적절한 지방이 포함된 식사를 허용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삼겹살이나 보쌈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함께 있는 음식은 적정량 섭취하되, 설탕이 많은 간식이나 디저트는 최대한 줄이는 방식이다.
다이어트는 인내심만으로 버티는 싸움이 아니다.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억누르기만 하면 결국 반작용이 찾아온다. 생리 전 식욕은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조정이 필요한 신호다. 자연과 싸우기보다 이해하고 활용하는 전략이 장기적인 다이어트 성공에 훨씬 가까운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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