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친환경차 시장의 공기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종료 이후 소비 심리가 흔들리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도 현지 라인업 조정에 들어갔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은 2026년형 운영을 건너뛰고, 기아 니로 PHEV는 2026년형을 끝으로 미국 시장에서 사실상 퇴장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국 브랜드 전동화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감지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 코나 일렉트릭에 먼저 반영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2025년형 코나 일렉트릭 재고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2026년형 투입을 하지 않기로 방향을 잡았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 사양 물량도 잠시 멈춘 상태로 전해지며, 차기 운영은 2027년형에서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세대가 아니라 한 연식을 통째로 비우는 결정은 흔한 방식이 아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에서는 무리한 물량 확대보다 재고 소진과 수요 조절을 우선한 선택으로 읽힌다.
세액공제 종료, 미국 시장 분위기 바꿨다

이번 조정의 배경에는 정책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연방 EV 세액공제가 지난해 9월 말 종료되면서 신규 구매자는 최대 7,500달러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됐고, 이는 곧바로 실구매 부담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판매 흐름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났다. 기아 EV6와 EV9은 전년 대비 판매가 크게 줄었고, 아이오닉 5는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같은 전기차라도 시장 반응이 모델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결국 혜택 축소 이후에는 브랜드보다 가격과 체감 가치가 더 날카롭게 비교되는 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니로 PHEV 정리, 선택과 집중 시작

기아의 경우 니로 라인업 전체를 접는 것은 아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만 미국 시장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택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버전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수요가 애매해진 중간 영역부터 정리하는 전략에 가깝다. 회사가 밝힌 이유도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춘 대응이다.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텔루라이드, 쏘렌토, 스포티지, EV6, EV9과 같은 핵심 차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품성이 분산되는 모델보다 판매 효율이 높은 차종에 역량을 모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금 정책 공백과 수요 불확실성, 재고 부담이 동시에 겹친 시기를 지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번 결정은 위축된 시장에서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현실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액공제 종료 이후 단순 가격표보다 실제 구매 비용과 유지 부담을 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커졌고, 코나 일렉트릭을 기다리는 수요라면 2027년형 복귀 시점을, 니로 PHEV를 고려하던 소비자라면 남은 재고 상황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합리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