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강인, 너의 택배크로스 다시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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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조커' 이강인(21·마요르카)이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린 포르투갈전에 선발 출전할까.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0-0 무)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후반 29분 나상호(서울) 대신 그라운드를 밟으며 월드컵 본선 데뷔전을 치렀다.
이강인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경기에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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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16강 운명가를 포르투갈전
벤투감독, 선발출전 놓고 고심
"4년 준비… 멋지게 승리할 것"
'특급 조커' 이강인(21·마요르카·사진)이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린 포르투갈전에 선발 출전할까.
지난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0-0 무)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강인은 후반 29분 나상호(서울) 대신 그라운드를 밟으며 월드컵 본선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이강인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시도하며 벤투호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이강인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경기에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길지 않은 시간에도 창의적인 패스와 드리블, 정확한 크로스가 빛났다.
28일 가나와 2차전(2-3 패)에선 더 맹활약했다. 팀이 0-2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권창훈(김천 상무)과 교체 투입됐고, 1분 만에 조규성(전북)의 만회골을 도왔다.
이강인이 왼쪽 측면에서 왼발로 크로스를 올리자 조규성이 머리로 이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을 기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한국은 3분 만에 조규성의 추가 골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가나에 다시 한 골을 내주며 2-3으로 석패했으나 이강인의 왼발은 돋보였다.
이강인이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오는 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21년 3월 일본과 평가전(0-3 패) 이후 1년 반 동안 이강인을 찾지 않았다. 월드컵을 앞둔 지난 9월 A매치 기간에는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하고도 코스타리카, 카메룬과 평가전에서 1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이강인은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4경기에서 2골 3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고, 결국 월드컵 최종 명단에 극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그는 조별리그 두 경기를 치르는 동안 자신을 부른 벤투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해외 언론도 '특급 조커' 이강인을 주목했다. 이강인은 29일 스페인 스포츠 일간지 마르카와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준 높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뛴 경험이 월드컵에서 도움이 된다. 최고 수준의 경기력에 익숙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에서 뛰는 소감으로는 "이 자체가 꿈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주신 모든 시간 동안 승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나올 때마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강인을 두고 일각에서는 벤투 감독의 용병술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강인은 "출전 여부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경기에 나갈 때마다 완벽하게 뛸 수 있도록 준비할 뿐이다. 한국 대표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있고, 승리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벤투호에 승선하지 못할 뻔했던 이강인은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어 경기에 나선 덕분에 부름을 받았다. 이를 떠올린 이강인은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경기에 뛰는 거다. 그러지 못하면 자신감과 리듬을 잃는다. 그게 선수에게는 최악의 순간"이라며 "올해는 마요르카에서 운 좋게 규칙적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제 벤투호는 16강 진출이냐 탈락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
H조 3위(승점 1)인 한국은 한국 시간으로 12월 3일 오전 0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다. H조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꼽히는 포르투갈을 상대하는 만큼, 이강인이 더 큰 임무를 맡을지도 관심을 끈다.
포르투갈을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라고 꼽은 이강인은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테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우리는 잘 싸웠다. 4년 동안 준비한 것을 잘 보여주면 멋지게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실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월드컵 본선 두 경기에서 실력을 잘 보여줬고, 우리 스타일에도 잘 녹아들었다"고 칭찬했다. 다만 선발 명단에 관해선 "전체적으로 지켜본 뒤에 변화를 줄지 결정해야 한다. 항상 그래왔듯 상대가 할 수 있는 것들과 상대의 약점을 분석해서, 우리의 장점을 살리는 선택을 할 거다. 최종 결정은 마지막 순간에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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