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해외 사업 과제는…中·동남아 타깃 '영점' 조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 사진 제공 = 하나금융그룹

하나은행이 해외 사업의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 일부 법인 실적이 주춤하면서 전체 순이익은 줄었지만 인도네시아와 미국에서는 이익이 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외형 확대에 무게를 두던 단계에서 벗어나 수익이 나는 지역은 키우고 부담이 커진 지역은 전략을 조정하는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868억27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1300억1200만원 대비 33.2% 감소한 규모다. 해외 자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후퇴했다.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은 중국 법인이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392억23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전년 58억9900만원 순이익에서 1년 사이 451억2200만원 줄었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 영향이 이어진 가운데 일부 대출 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하나은행은 중국 법인의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리테일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과 플랫폼 제휴를 활용해 개인 대출을 확대하며 기업금융 중심 구조를 바꾸고 있다.

유럽과 캐나다도 금리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독일KEB하나은행 순이익은 2024년 113억3200만원에서 지난해 38억9500만원으로 65.6% 줄었다. 캐나다KEB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63억2800만원에서 140억8100만원으로 순이익이 감소했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이익이 줄어든 데다 독일 법인에는 폴란드 지점 개설 비용도 반영됐다.

러시아 법인 역시 연간 기준 98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179억9200만원) 대비 45.5% 감소했다. 다만 4분기에는 270억7800만원 순이익을 내며 반등 흐름을 보였다. 한국계 기업 예금 유치가 늘었고 고금리 운용을 통해 이자이익이 증가한 데다 신규 외환거래 업체를 확보하면서 외환매매 이익도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동남아와 미주 지역은 실적을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 법인 PT Bank KEB Hana는 515억6500만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이익을 냈다. 비용 효율화와 대출 자산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브라질 법인도 28억2000만원에서 37억6400만원으로 순이익이 늘었다. 핵심 예수금 증가를 기반으로 조달 구조를 개선하면서 이자이익이 확대됐다.

하나은행의 주요 해외법인 순이익 변동 추이 /그래픽=김홍준 기자

미국 법인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Hana Bancorp의 순이익은 157억1600만원으로 전년(44억4800만원) 대비 253.3% 증가했다. 점포 간 협업을 강화하고 한국계 기업과 한인 커뮤니티 중심 영업을 확대하면서 자산과 이익이 함께 늘었다. 북미 지역 3개 법인(KEB하나뉴욕파이낸셜,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 Hana Bancorp)의 순이익 총합도 303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6.9%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8월 LA 지점을 신설하며 20년 만에 미국 내 영업 채널을 확대했다.

지분투자 성과도 실적 방어 역할을 했다. 중국 길림은행 순이익은 3250억6900만원으로 27.3% 증가했고 이에 따른 지분법 이익은 356억500만원으로 1년 전(298억1100만원)보다 19.4% 늘었다.

베트남 BIDV 역시 작년 순이익으로 1조213억1800만원을 기록하며 직전 연도 대비 30.4% 증가했고 지분법 이익도 1504억9500만원으로 확대됐다. 이는 해외법인 순이익 총합을 웃도는 규모다. 중국 법인 부진 속에서도 지분법 이익이 일부 상쇄 역할을 한 셈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은행 해외사업은 희비가 분명히 갈렸다. 인도네시아와 미국이 이익을 끌어올리고 중국과 유럽은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해외사업 자체는 확장세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수익 기여도가 높은 구조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은 올해 미주와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거점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인도에서는 복수 지점을 연결하는 '원 인디아' 전략으로 수익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주와 런던, 싱가포르, 홍콩 등 주요 거점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지난해 12월 개설한 인도 지역 2개 지점을 포함해 현지 4개 지점 간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며 "핵심 관리 지역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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