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방산 모멘텀] 현대로템, 군용로봇·전차 '방산역량' 커진다

/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현대로템이 올해 로봇사업 강화와 계열사 방위사업부 인수에 나서면서 방산 역량이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방산 핵심 축으로 K2 전차를 비롯한 군용 로봇, 다목적 무인차량 등 미래형 지상 무기체계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산업로봇은 'BD' 군용로봇은 '현대로템'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그룹 내 방산 역량을 현대로템에 결집하기 위한 사업 구조 재편을 벌이고 있다. 포신 등 무장조립체를 생산하는 현대위아의 특수사업(방위사업부)을 현대로템에 매각해 K2 전차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다.

현대로템은 계열사 방위사업부 인수와 함께 로봇사업 강화에 나서며 방산 역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룹의 로봇사업은 보스턴다이내믹스(BD)가 선도하고 있으나 비무기화를 전제로 개발한 만큼 군용으로의 활용성이 매우 제한적이다.

한국군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SPOT)과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Atlas) 납품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비무기화 서약을 맺은 만큼 단순 정찰이나 경계, 수송 등으로 임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로보사업은 이원화될 전망이며 산업용은 보스턴다이내믹스, 군용은 현대로템이 담당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현대로템은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과 군용 다목적 무인차량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등 기존 주력인 K2 전차 등의 지상 무기체계를 넘어 미래 전장에 필수적인 무인로봇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다.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 /사진=현대로템

대테러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은 정부의 신속시범사업에 선정돼 2022년 8월 개발에 들어가 2024년 8월 육군에 납품했다. 이는 다족보행로봇을 한국군에 납품한 최초의 사례다. 육군 특수전사령부와 전방 사단에 배치된 이 로봇은 주야간 감시정찰 기능과 원격사격 권총 등 다양한 장비를 탈부착해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시속 4㎞ 이상의 속도로 사족보행 이동할 수 있고 20㎝ 이상의 계단 등 수직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

다목적 무인차량 신속시범사업도 수주해 HR-셰르파 성능 강화 모델과 시범운용 지원 체계를 공급했다. HR-셰르파는 위험지역에 대한 수색과 정찰, 화력지원이 가능해 병사의 생존성을 강화할 수 있다. 또 전투 현장에서 탄약과 물자를 보급하고 환자를 후송하는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HR-셰르파는 현재 4세대 모델까지 개량됐다.

군용로봇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로봇·수소 기반의 신사업 체계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무인화에 초점을 두고 디펜스솔루션(방산)을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유·무인 복합지상무기 체계와 항공우주사업을 육성한다. HR-셰르파에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과 군집 제어 능력을 탑재하고 다족보행로봇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등 방산 무인화에 속도를 낸다.

현대로템은 채산성이 높은 디펜스솔루션의 성장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24년 10.4%에서 2025년 17.2%를 기록했고 올해 18.2%가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은 22.0%, 33.4% 등이며 올해 23.6%로 전망된다.

디펜스솔루션은 올 1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매출 8040억원, 영업이익 2188억원을 각각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이 27.2%에 달했다.

현대로템 포괄손익계산서(단위:십억원) /자료=KB증권

'플랫폼+포신 K2 전차' 수직계열화 추진

현대로템 K2 전차 /사진=현대로템

현대차그룹이 현대위아의 특수사업을 현대로템에 이관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K2 전차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개발해 플랫폼(차체) 등을 생산하고 있으나 포신(120㎜ 활강포)은 현대위아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양사는 올해 초 여러 주간사를 선정해 특수사업부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이 현대위아 방위사업부를 인수하면 플랫폼 생산에서 화포 제조까지 내재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산 경쟁력이 커진다.

K2 전차의 수직계열화가 이뤄지면 계열사 간 거래 비용과 외부 조달 비용이 줄어들 만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수주 단가 협상력이 강화된다. 또 기존 지상 무기체계를 넘어 현대위아가 보유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함선용 근접방어무기체계(CIWS-Ⅱ) 역량까지 흡수해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다만 걸림돌은 노조와 주주의 강한 반발이다. 그룹의 방산 경쟁력 극대화라는 명분이 분명하나 현대위아의 노조와 주주는 특수사업이라는 캐시카우 상실을 우려하며 매각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M&A가 성사되려면 현대위아가 특수사업을 매각한 자금으로 로봇 부품과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등 고부가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논리가 캐시카우 상실을 상쇄할 만큼 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과 현대위아 측은 "방산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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