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위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미국의 대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여파로 클라우드 사업 분사와 상장을 포기한다.

16일(현지시간) <씨엔비씨(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 분사와 상장 계획을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미국이 AI 전용 칩 등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규제를 강화의 영향을 이유로 들며 이와 같이 밝혔다.
이와 같은 소식에 이날 미 증시에서 거래되는 알리바바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9.14% 하락한 79.11달러를 기록했다.
알리바바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클라우드 사업부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에 “실질적으로, 그리고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아가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완전한 분사가 당초 의도한 주주 가치 제고의 효과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는 AI 모델 훈련과 데이터 센터 운영에 필수적인데 미국의 수출 규제로 최신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면서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사업 상장 대신 현재의 “유동적인 상황”에서 사업부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이날 부진한 시장을 이유로 식료품 부문인 ‘프레시포’의 상장 계획도 보류한다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 물류 사업인 ‘차이냐오’의 홍콩 증시 상장은 예정대로 추진한다.
알리바바는 지난 3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사업을 6개로 쪼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분사해 내년 5월까지 상장할 계획이었다. 발표 당시 시장은 환호했고 알리바바 주가는 그 후 며칠 만에 약 20% 급등했다.
매출액 기준 알리바바 내에서 클라우드 부문은 전자상거래 사업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사업으로 지난 3분기(7~9월) 12.3%를 차지했다. 최근 알리바바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AI 모델을 적용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생성형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장정보업체 IDC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아시아 최대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스프트(MS)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 경쟁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은 성장세 둔화로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으며 보안 문제로 중국 정부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알리바바는 구조조정 당시 다니엘 장 전 최고경영자(CEO)가 클라우드 사업을 이끌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그는 최근 돌연 사임했다. 이날 알리바바가 공개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은 2% 증가한 276억위안에 그쳤다.
중국의 IT 전문 싱크탱크인 하이툰의 리청둥 대표는 “알리바바가 클라우드 사업부의 상장을 추진할 최적의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사업의 자체의 강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날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가 단기적으로 AI 모델 개발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클라우드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H800’을 포함해 AI 칩을 대거로 비축했으며 재고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토종 AI 훈련용 칩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팬데믹 이후 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미중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공개(IPO)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고 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다수의 중국 기업들이 상장된 홍콩 증시에서 올해 IPO 공모금액은 약 4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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