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육감 3파전 '불꽃'...미래교육·청렴도·IB 쟁점마다 격돌

박성우 기자 2026. 5. 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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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5사 공동기획] 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 고의숙-김광수-송문석 공방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3파전 구도를 형성한 고의숙·김광수·송문석 후보(가나다 순)가 제주 교육의 주요 현안과 미래 청사진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각 후보는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의 교육 방향부터 청렴도 하락 문제,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과정 확대 등 핵심 의제마다 팽팽하게 대립했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5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여한 고의숙, 김광수, 송문석 후보.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를 비롯한 제주MBC, 제주CBS, 제주일보, 제주투데이 등 언론 5사는 14일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TV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고의숙, 김광수, 송문석 세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공통질문과 주도권 토론, 자유주제 토론 형식으로 치러졌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를 향해 두 도전자가 맹공을 퍼붓는 양상이 전개된 가운데, 고 후보와 송 후보 역시 각자의 교육 철학과 방법론을 두고 날 선 비판을 주고받았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5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여한 고의숙, 김광수, 송문석 후보. ⓒ제주의소리

◇ AI활용 미래교육 '갑론을박'...1인 1노트북 정책 효용성 공방

첫 주도권 토론의 포문을 연 김광수 후보는 미래교육의 핵심인 AI 활용 방안을 도마에 올렸다. 김 후보는 자신의 임기 중 구축한 맞춤형 AI 교육 플랫폼 '바당'을 언급하며 다른 후보들의 이해도와 정책 방향을 캐물었다.

김 후보는 "AI 교육을 위해 디바이스와 네트워크 문제가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고 후보를 지목해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스마트기기 지급 방식에 대한 견해를 질문했다. 자신의 핵심 공약인 '1학생 1노트북' 정책을 줄곧 견제해 온 고 후보에게 대안을 따져물었다.

이에 고의숙 후보가 "현재 1대1 지급 방식을 변경해 공유 노트북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답하자, 김 후보는 "노트북을 개인에게 주나 교실에 비치하나 전체 개수는 똑같은데, 학생이 필요할 때 찾아 써야 하는 공유 방식이 무슨 실효성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송문석 후보는 '기기 중심' 논의에서 벗어나 "개별 PC나 디지털 기기 등 도구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교실 교육의 혁명은 도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교육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달렸다"고 역설했다.

김 후보는 "최근 한 학교에서 전교생이 동시에 노트북을 접속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네트워크 환경을 이뤄냈다"며 "학생이나 교사가 과목별로 필요한 프로그램에 쉽게 접근하려면 인프라와 플랫폼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5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여한 고의숙, 김광수, 송문석 후보. ⓒ제주의소리

◇ "일 잘하는 교육감? 기준 모호...청렴도 하락 원인 뭔가"

현직 교육감인 김 후보를 겨냥한 성과 검증도 이어졌다. 주도권을 쥔 송 후보는 김 후보가 내세우는 '일 잘하는 교육감'이라는 타이틀의 기준이 모호하다고 직격했다.

송 후보는 "교육감 평가 1위를 내세우지만, 도민 신뢰도의 지표인 청렴도는 오히려 떨어졌다"며 "청렴도 하락의 원인이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청렴도 하락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교직원들의 개인적인 민원 문제들이 청렴도와 연관된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답했다.

송 후보는 "원인을 진단하지 못하고 어떻게 해법을 찾느냐"고 질타했다. 주도권을 넘겨받은 고 후보 역시 공세에 동참해 "제주도교육청이 15년간 청렴도 1~2등급을 유지하다 3등급으로 추락한 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후보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교직원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총체적인 행정 시스템의 부재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후보는 이어진 발언권 기회에서 "청렴도 등급을 올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음에도 쉽지 않다는 현실적 고충을 설명한 것일 뿐, 선생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처럼 비쳤다면 오해이며 정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후보. ⓒ제주의소리
김광수 제주도교육감 후보. ⓒ제주의소리
송문석 제주도교육감 후보. ⓒ제주의소리

◇ IB교육 시각차 뚜렷...김광수 "대입 직결에 현실적 한계"

제주교육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IB 교육과정을 두고도 세 후보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송 후보는 기존 IB를 전면 개편한 '제주형 IB 2.0'을 내걸었다. 송 후보는 "현재 일부 학교에 도입된 인증형 IB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브랜드화된 교육에 불과하다"며 "제주의 역사, 자연, 문화를 담아낸 철학적 바탕 위에서 초등학교부터 전면 실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고 후보는 "송 후보가 말하는 방식은 기존 IB와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고 후보는 "중학교까지 IB를 이수한 학생들이 진학할 고등학교가 표선고 하나뿐이라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대안으로 '서부지역 고교 IB 추가 지정'을 꺼내 들었다. 읍면지역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서라도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고교 IB 확대에 대한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하며 신중론을 폈다. 김 후보는 "초·중학교 IB 프로그램 확장은 찬성하지만, 고등학교는 수능 등 대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며 "표선고 학생들을 위해 제주대학교와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 등을 협의하고 전국 총장 모임에서도 호소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토로했다. 

다만 "개편되는 성산고에 보통과 2개 반을 IB로 운영해 표선고와 협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등 언론5사가 공동으로 기획한 제주도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 참여한 고의숙, 김광수, 송문석 후보. ⓒ제주의소리

◇ 기초학력·정서위기부터 반려동물까지...개별 공약 검증 치열

후보들의 개별 공약에 대한 검증도 이어졌다. 고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초등학교 학습역량도움 프로그램 운영 시수를 대폭 줄인 이유가 무엇이냐"며 "가장 먼저 투입돼야 할 기초학력 예산을 삭감한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수업시간 보조강사나 퇴직 교사 활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 방식을 바꾼 것일 뿐 기초학력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서위기 학생 지원 문제를 두고도 고 후보는 "김 후보 취임 직후 학생건강지원단이 해체되고 정신과 전문의 채용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비판했고, 김 후보는 "마음건강팀을 없앤 것이 아니라 정서회복과로 격상 확장했으며, 전문의 모시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촉탁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받아쳤다.

송 후보는 김 후보의 '반려동물 교육과정' 공약에 대해 "과밀한 교육과정 속에 교육청이 핵심 과제로 삼을 만큼 중요한 문제냐"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반려동물 케어는 대한민국의 미래산업이기에 한국뷰티고 등에 접목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맞섰다.

또 송 후보는 고 후보의 '안심택시 및 스마트밴드' 공약에 대해 "학생 위치정보 노출에 따른 개인정보 침해와 사고 시 책임 소재 등 부작용 설계가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고 후보는 "초개별화 맞춤 지원의 일환이며 타 시도에서 이미 정보 차단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통질문으로 주어졌던 '4.3 평화인권교육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송 후보는 "단순 지식을 넘어 학생 스스로 조사하고 발표하는 제주형 IB 2.0과 결합하겠다"고 했고, 고 후보는 "4.3평화인권교육 신설과 인권상 제정"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전국화를 넘어 중국 난징 학생들과의 교류 등 세계화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김 후보는 "제주교육의 잔잔한 변화가 단순 구호로 끝나지 않고 완성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송 후보는 "정치나 진영 논리가 아닌, 아이들의 성적 대신 성장을 이끌 제주교육 대전환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고 후보는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켜온 제주교육의 긍지와 자랑스러움을 이제는 회복할 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