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살 손주는 우리 집에 오면 인사를 하자마자 곧장 베란다로 달려갔습니다. 과자를 줘도 장난감을 꺼내 줘도 한참 동안 베란다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처음에는 베란다 밖 풍경이 신기해서 그러나 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이유를 알게 된 저는 웃음이 터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베란다로 달려가는 손주
손주는 현관문을 들어서면 신발도 제대로 벗지 않고 베란다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화분들을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제가 불러도 잠깐만요 하며 대답만 했습니다. 며느리도 집에서는 이런 적이 없다며 신기해했습니다. 저는 손주가 왜 그렇게 베란다를 좋아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화분 속 작은 비밀
하루는 손주 옆에 같이 쪼그리고 앉아 보았습니다. 손주가 들여다보던 화분에는 작은 방울토마토 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지난봄 손주가 놀러 왔을 때 제가 심어 보라고 준 씨앗이었습니다. 손주는 그 뒤로 올 때마다 자기 토마토가 얼마나 컸는지 확인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손주는 할머니가 물을 잘 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손주가 기다린 날
여름이 되자 화분에 빨간 방울토마토가 몇 알 열렸습니다. 저는 손주가 올 때까지 일부러 따지 않고 기다렸습니다. 손주는 토마토를 보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그리고 첫 토마토를 따서 할머니 먼저 드시라며 제 입에 넣어 주었습니다. 그 작은 토마토 한 알이 세상에서 가장 달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작은 화분 하나도 할머니 집을 기다리게 만드는 큰 이유가 됩니다. 손주가 베란다로 달려간 것은 할머니와 함께 키운 약속을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이번에는 손주와 함께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함께 기다리는 시간만큼 추억도 자라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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