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령이 FA 하면 100억까지 가능한 이유" 리그 최고수비에 이제 타격까지 눈 떠

2015년 10라운드 전체 102순위로 KIA에 입단한 선수가 FA 시장에서 100억짜리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수비만 좋고 타격은 안 된다는 꼬리표를 11년 동안 달고 다닌 김호령의 이야기다.

19일 LG전에서 1경기 3홈런, 4타수 4안타 4타점 4득점이 나왔고 이미지 기준 올 시즌 타율 0.294, 홈런 7개, OPS 0.851로 중견수 포지션 기준 타율·OPS·홈런·WAR 전 부문 리그 1위를 달리는 선수가 됐다.

수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증명됐다

윤석민이 "김호령 전 세계에서 수비 제일 잘한다. 진짜 다 잡는다. 세계 1등"이라고 말할 만큼 중견수 수비 하나만큼은 리그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선수다. 빠른 주력과 12년차 베테랑의 타구 판단 능력이 합쳐진 수비는 코치가 시프트를 지정하지 않아도 투수와 타자의 승부를 예측하고 움직이는 수준이다.

KIA 선수들은 공이 좌중간이든 우중간이든 김호령이 중견수에 있으면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4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강백호의 2루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을 때 강백호가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는 장면이 그 수비가 어느 수준인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타격이 문제였는데, 이제 그것도 해결됐다

2023년 76경기 타율 0.179, 2024년 64경기 타율 0.136. 수비는 리그 최고인데 방망이가 이 모양이니 주전 자리를 지키기가 버거웠고, 강제 은퇴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다. 반전은 이범호 감독의 조언에서 시작됐다. 홈런 욕심을 버리고 크로스 스탠스로 타격 폼을 수정하면서 안타 생산에 집중하자 2025년 105경기 타율 0.283, 6홈런, 39타점, OPS 0.793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에는 거기서 한 단계 더 올라갔다. 5월 들어 타격코치 두 명과 영상 분석을 통해 손이 빨리 나가는 문제를 수정한 뒤 최근 6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고 있고, 오늘 1경기 3홈런까지 터졌다. 4회 배재준의 150km 직구를 좌중간으로, 7회 조건희의 커브를 솔로포로, 8회 성동현의 직구를 잡아당겨 데뷔 첫 3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KIA 구단 역사상 7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유한준과 닮은 커리어, 그런데 지금은 2026년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비슷한 커리어로 비교되는 선수가 있다. 2015년 넥센에서 KT로 이적한 유한준이다. FA 직전 두 시즌까지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가 만 33세에 포텐이 터졌고, FA 시즌인 2015년 타율 0.362, 23홈런, 116타점을 찍으며 4년 60억원에 KT와 계약했다. 수비보다 타격이 강점인 우익수라는 차이는 있지만, FA 직전에 갑자기 터진 커리어 흐름은 김호령과 닮아 있다는 게 팬들의 시각이다.

그런데 지금은 2026년이다. 유한준이 60억을 받은 게 11년 전이고 그 사이 FA 시장 전체가 팽창했다. 36세 박해민이 LG와 4년 65억에 재계약한 게 지난 겨울이고, 수비에서 박해민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타격까지 더해진 35세 김호령이 그보다 적은 금액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게 팬들의 논리다.

보상 규모가 낮은 B등급 예상에 공수겸장 중견수 기근 현상, 여러 팀의 수요까지 감안하면 100억이라는 숫자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게 지금 김호령의 위치다. KIA 입장에서도 이 선수를 잃으면 중견수 자리를 새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 겨울 협상 테이블이 간단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