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대전 롯데전에서 한화가 또 역전패를 당했다. 4-2로 앞서다가 7회부터 흔들려 4-6으로 졌는데, 경기 내용보다 팬들이 더 답답해한 장면이 따로 있었다. 1회말 무사 1·2루 빅찬스에서 3번 타자 문현빈에게 번트 지시가 내려온 것이다.
타율 0.315에 OPS 1.002, 리그 골든글러브 경쟁 선두에 있는 타자를 1회에 번트로 쓴 결과는 1점으로 마감됐다. 그 장면 하나로 네티즌들에게 김경문 감독이 왜 욕을 먹는지 알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1회부터 번트, 8회에도 번트

사실 번트 작전 자체가 이날만의 일이 아니다. 올 시즌 김경문 감독의 작전 야구는 시즌 내내 팬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상황에 관계없이 흐름을 끊는 번트 작전이 반복적으로 시도됐고,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았다는 게 팬들의 평가다.

이날 경기에서도 1회 번트로 찬스를 날린 데 이어 8회말 2점 뒤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또다시 번트 작전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이도윤의 번트가 짧게 올라와 롯데 포수 손성빈이 잡아 3루에서 포스 아웃, 흐름이 끊겼다.
뒤진 상황의 8회에 번트를 시도하는 건 특히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한 점이라도 더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아웃카운트를 헌납하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팬들은 "이기고 있을 때도 번트, 지고 있을 때도 번트"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문현빈은 번트를 댈 타자가 아니다

이날 가장 논란이 된 건 역시 1회 문현빈 번트였다. 문현빈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다. 타율 0.315, OPS 1.005로 리그 골든글러브 경쟁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특히 선구안이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발 비슬리가 1회부터 제구가 흔들리며 무사 1·2루를 내준 상황에서, 그 타자에게 번트를 시킨 건 공격적으로 빅이닝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번트가 감독 지시였는지 여부를 두고 일부 논란이 있기도 했다. 문현빈은 기습 번트를 첫 번째 시도 후 실패하면 바로 타격 자세로 전환하는 게 특징인데, 이날은 두 번째도 번트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작전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감독 운용이 문제인가, 선수 실력이 문제인가

김경문 감독을 향한 팬들의 비판은 번트 하나에 그치지 않는다. 불펜 투수를 이기는 경기 지는 경기 가리지 않고 기용하는 방식, 한 명이 무너지면 다음 투수로 교체하는 벌떼 야구가 결과적으로 불펜 소모를 가속화한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반면 "혹사지수 리그 상위 20위 안에 한화 투수가 한 명도 없다"며 투수 개인 실력의 문제라는 반론도 있다.
어느 쪽이 맞든, 한화가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자꾸 내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선발진은 살아났고 타선도 리그 최상위 화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경기 후반 불펜과 작전 실패가 맞물리며 승리를 날리는 장면이 이번 시즌 너무 많이 나왔다. 그 중심에 김경문 감독의 운용이 있다는 팬들의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