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영선 제기한 공천 의혹, 보자마자 킬했다” [세계초대석]

이천종 2024. 9. 24.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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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콘크리트 지지기반 무너져 내려
한동훈 대표 ‘술 안 먹는 윤석열’ 불려
尹과 다른 판단 못하는 우유부단함 보여
이재명 중심의 민주, 당 체질은 약화
김영선 측 칠불사서 메시지 보여줘
공천개입 의혹 보자마자 ‘킬’ 시켜
대립에만 매몰된 국회에 강한 불만
개혁신당, 정치판 큰 덩어리될 것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최저치를 기록한 데 대해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인 무직·은퇴층, 가정 주부층, 자영업자층 중에서 자영업자층이 완전하게 이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의원은 여당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을 할 용기가 적어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니까 지지율이 동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반전 포인트를 만들기 힘들 것이고, 한동훈 대표는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할 용기가 없어 보인다”며 “개혁신당이 더 큰 덩어리가 돼야 한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고 말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이 의원은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개혁신당이 김영선 전 의원과 공천거래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은 정면 반박했다.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은 김 여사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정치권 인사 명태균씨에게 4·10 총선 당시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출마를 권했다는 뉴스토마토의 보도로 제기됐다. 이는 김 전 의원과 명씨, 그리고 이 의원이 2월29일 경남 하동 칠불사에서 회동하며 해당 정황을 폭로하는 대가로 김 전 의원을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으로도 번졌다. 

이 의원은 이에 “(김 전 의원 측이 제시한) 텔레그램 캡처본을 보자마자 바로 ‘킬’했다”며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옮기라고 했는데, 전략공천을 주지 않고 경선하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고, 메시지에는 (김 여사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인터뷰는 지난 23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추석 지역구 민심은 어땠나.

“경제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이 많았다. (제 지역구인) 동탄은 젊은 세대가 많이 사는 특수한 동네인데, 이자율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다. 대출 이자를 갚는 게 가처분 소득에 큰 영향을 주다 보니 (당국의) 이자율 관리 문제와 관련해 자신들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불거진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개혁신당 공천거래 의혹으로 번졌는데.

“제가 김 전 의원에게 비례를 주겠다고 하고 폭로를 종용했다고 하는데, 거꾸로다. 제가 (비례 1번) 요구를 거절하니까 김 전 의원이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가 부탁하고, 다른 당 인사에게도 전국 조직을 만들어줄 테니 비례대표를 달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의 ‘앵김’의 연속이었던 것이다.”

-칠불사에서 봤다는 텔레그램 내용은 명씨 해명대로 김 여사와 명씨가 주고받은 게 맞나.

“명씨와 김 전 의원은 자신들의 표현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는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텔레그램 메시지 사진을 한장 보여줬다. 저와 (동석한) 천하람 의원은 공히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에게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메신저든 받는 사람의 이름이 표시되지, 보낸 사람 이름은 안 뜨지 않나.”

-현장에서 완결성이 떨어진다고 반응했다고 밝혔는데.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는 파편만 있었다. 보자마자 ‘킬’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해로 옮기라고 했는데, 전략공천을 주지 않고 경선하라고 하면 어떡하느냐는 게 (김 전 의원과 명씨의) 주장이었다. 

만약 가만히 있는 김 전 의원에게 김 여사가 ‘김해로 가야겠어’라고 했다면 공천 개입이다. 그런데 컷오프가 주지의 사실이었던 김 전 의원이 ‘나 컷오프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고 (김 여사에게) 부탁했다면 공천 개입이라고 보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메시지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천 의원이 김 전 의원의 폭로 기자회견문을 작성했고, 다음 날 열린 금태섭 전 의원 사무소 개소식에서 지도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도 있다.

“기자회견문을 작성했다는 이야기는 천 의원으로부터 못 들었다. 금 전 의원 사무실에서 모인 건 공식 회의도 아니었고, 차 한잔 하는 자리에서 서로 근황을 공유하다가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고 말한 정도였다. 비례 이야기하며 진지하게 논의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명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칠불사에서 삽질하는 사진은 무엇인가.

“새벽 4시에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명씨와 주지 스님이 기념식수해달라며 나무를 준비해놓고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술이냐는 이야기도 하던데, 그러려면 우리가 나무를 준비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 명씨의 도움을 받은 건 맞나.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시는 ‘코로나 선거’였기 때문에 조직 동원을 할 일도 없었고, 연설문 작성과 방송 출연 관련해서도 다 제가 했다. 지방을 다닐 때도 명씨가 도움 줄 만한 게 하나도 없었다.”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했는데 향후 어떻게 전망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판결 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이 공범에 대한 판단과 김 여사에 대한 판단이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것 같다. 그래서 채 상병 특검과 다르게 김 여사 특검은 여론이 좀 더 불타오를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때 고심이 될 것이다.”

-특검에 공천 개입 의혹이 포함된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

“뭐든지 의혹이 있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제가 본 한도 내에서 (의혹의)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지 전체가 어떤 모양인지 제가 어떻게 알겠느냐.”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최저치인 20%를 기록했는데.

“무직·은퇴층, 가정 주부층, 자영업자층이 소위 말하는 보수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인데,  이 중에서 자영업자층이 완전하게 이탈한 것이다. 사회 활동을 하는 화이트칼라, 블루칼라, 학생, 자영업자들이 다 등을 돌린 것인데, 그러면 어디를 가나 다 같이 힘 합쳐서 욕하는 분위기가 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반전 포인트를 만들기 힘들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왜 동반 하락하는 것인가.

“‘술 안 먹는 윤석열’이라는 표현이 한동훈 대표의 현재 스탠스를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과 다른 판단을 할 용기가 많지 않아서 우유부단함 같은 게 보이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지율이 동화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행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라는 중심축을 바탕으로 굉장히 강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까지 튼튼한 중앙 집권 형태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권력의 집중이 이 대표를 굉장히 강한 정치인으로 만듦과 동시에 당 체질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고 본다.”

-개혁신당의 지방 선거와 대선 전략은.

“3인, 4인 선거구가 있는 기초의원 선거에서 우선 성과를 내야 한다. 이곳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진입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져야 하고, 그게 보수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을 하나씩 개종시키는 것보다 우리의 분석력과 예측이 좋아져서 대한민국이 그 시기에 필요한 의제를 잘 발굴해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의 가장 큰 문제는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윤 대통령의 경제공약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오로지 ‘대장동이 내거냐, 네 거냐’밖에 없었다. 국민이 더이상 그런 선거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내년 지방 선거 때 여권에서 서울시장 차출설이 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그러려면 국민의힘은 굉장히 어려운 비논리성을 극복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 대선 때 이준석의 공이 없었다’는 스탠스로 저를 탄압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에 대한 변동이 있기 전까진 이준석의 필요성을 용납할 수가 없다. 누군가 기획을 할 수 있겠지만 ‘이준석과 같이 해보자’라는 말을 꺼내면, ‘그러면 왜 그때 난리를 쳐서 쫓아냈느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인정하는 순간 사과가 있어야 하는 건데, 그걸 할 용기가 있었다면 (여권의 상황이) 여기까지 안 왔다.”

―22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다. 초선의원으로서 어떤 국회를 만들 것인가.

“아젠다를 바꿔야 한다. 특검이나 이런 대립 때문에 나머지 국회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는 데 대해 굉장히 강한 불만이 있다. 지금 삼성 반도체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국제적인 투자 환경, 미국의 일방주의, 국내 인재 배출이 안 되는 문제 등 과학기술 쪽으로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만약 누가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회의원으로서 무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본다면, ‘내가 더 높은 자리에 가는 거겠네’라는 생각밖에 안 했다. 권력욕이라기보다는 그만큼 국회는 비생산적이고, 관료 조직을 뚫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는 국회의원이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매일 여의도에 오면서 개혁신당이 앞으로 더 큰 덩어리가 돼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1985년생 ●서울과학고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자퇴 ●美 하버드대 경제학·컴퓨터과학 졸업 ●한나라당·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국민의힘 대표 ●개혁신당 대표. 現 22대 국회의원(경기 화성을)

대담=이천종 정치부장, 정리=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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