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남을라...올트먼 축출 4일 만에 '공중 분해' 내몰린 오픈AI

이서희 2023. 11. 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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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공지능(AI) 기업이었던 오픈AI가 벼랑 끝에 섰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올트먼의 MS 합류가 발표된 19일 이후 올트먼의 CEO 복귀와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오픈AI 직원 약 700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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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엑소더스 위기에 투자자들은 소송 준비
오픈AI, 올트먼 해임 사태 최대 피해자 될 판
16일 샘 올트먼 당시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올트먼은 이튿날 전격 해임됐다. 샌프란시스코=AP 연합뉴스

나흘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인공지능(AI) 기업이었던 오픈AI가 벼랑 끝에 섰다.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올트먼이 해고돼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하자 직원들이 집단 반발했다. 반발 강도는 예상보다 셌다. 직원의 90% 이상이 올트먼을 축출한 이사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올트먼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고 이사회는 전원 사퇴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회사를 나가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오픈AI 투자사들 역시 올트먼 되찾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투자 실패 위기에 내몰린 이들은 이사회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올트먼과 오픈AI가 재결합할 것이란 기대 섞인 관측이 나왔다. 그럼에도 올트먼이 복귀하지 않으면 오픈AI는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오픈AI 직원 90% "올트먼 안 오면 우리가 나간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올트먼의 MS 합류가 발표된 19일 이후 올트먼의 CEO 복귀와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오픈AI 직원 약 700명이 서명했다. 전체 직원은 약 770명이다.

올트먼파 직원들은 이사회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나가겠다고 경고했다. MS는 오픈AI에서 추가로 합류를 원하는 이들에게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오픈AI 2대 투자사인 스라이브캐피털을 비롯한 투자자들은 올트먼 복귀를 포기하지 않았다.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의 첫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오픈AI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올트먼이 무대에 깜짝 등장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악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AI 가치 충돌 여전한데... 재논의와 번복, 가능할까

이에 따라 올트먼 복귀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생겼다. 올트먼도 오픈AI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고 20일 테크매체 더 버지 등이 전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역시 CNBC 인터뷰에서 "(올트먼의 MS 합류와 오픈AI 복귀라는) 두 선택지가 모두 가능하다"며 "선택은 오픈AI 이사회와 경영진, 직원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사로서 올트먼의 복귀를 막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올트먼을 쫓아낸 이사회 기류도 미세하게 바뀌었다. 올트먼 복귀를 촉구하는 연판장에는 그의 축출을 주도한 일리아 수츠케버 이사도 있다고 한다. 수츠케버 이사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 나는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썼다. 오픈AI 신임 CEO 에멧 시어는 "올트먼의 해임 관련 절차와 소통 방식이 매우 잘못됐다"며 이사회의 해임 과정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관건은 오픈AI의 지배구조 개편에 합의할 수 있느냐다. 올트먼과 MS는 같은 사태가 재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사회 재편 등을 복귀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올트먼과 이사회는 19일 합의에 실패했다. 다시 논의한다 해도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사회에 누굴 빼고 넣고 하는 문제가 아니라, '안전이 우선이냐, 수익·속도가 우선이냐'로 요약되는 AI 개발을 둘러싼 철학의 충돌이 불화의 근본 원인이라서다.

오픈AI 직원 대부분이 동반 퇴사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인력 확보가 핵심인 AI 산업에서 인재를 빼앗기면 껍데기만 남게 된다. 오픈AI라는 기업 자체가 올트먼 축출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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