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맞설 '필승 전략' 짰다"…고려아연 최윤범의 카드 넷

안정준 기자 2024. 9. 20.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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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필승 전략'이 가동됐다.

현재 최 회장측과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각각 33% 선에서 박빙이다.

MBK·영풍의 지분율이 과반이 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최 회장측이 최소 6.05%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들(현대차, 한화, LG등)은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보고 협업하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이 아닌,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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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추석 연휴기간 해외 출장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출장길에 해외 협력사 등과 MBK·영풍 측 공개매수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필승 전략'이 가동됐다.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맞설 실탄과 우군 확보 총력전이다. 최대한 '팀 고려아연'의 덩치를 키워 막강한 자본력의 MBK·영풍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를 선언한 직후인 추석 연휴기간 일본을 비롯한 복수의 아시아권 국가로 출장을 다녀왔다. 고려아연의 해외 협력사는 물론 종합상사와 접촉해 공개매수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 고려아연이 소프트뱅크가 점찍은 스위스 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업 에너지볼트에 약 600억원을 투자한 것이 양쪽 인연의 시작이었다.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도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긴 해외 네트워크다.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소프트뱅크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면 MBK·영풍 연합에 대응할 실탄도 자연스레 확보된다.

최 회장 본인이 직접 나선 글로벌 우군 확보가 그의 필승 전략 1번 카드다. 최 회장은 전일 사내 공개 서한을 통해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걸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는 온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우군 확보를 위한 출장을 마친 직후 이 같은 메시지를 냈다.

국내에선 증권가를 우군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 시작됐다. 해외 출장과 동시에 최 회장측은 복수의 주요 증권사와 주식담보대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최 회장측과 MBK·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각각 33% 선에서 박빙이다. MBK·영풍의 지분율이 과반이 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선 최 회장측이 최소 6.05%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적어도 7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실탄 전쟁'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와의 공조도 최 회장으로선 중요한 카드다.

고려아연 주요주주 및 지분율 구성/그래픽=김다나

정치권과 지역사회, 노조를 아우른 '우군'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려아연 사업장이 위치한 울산에선 '고려아연 주식 사기 운동'이 진행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전일 고려아연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고려아연 주식 1주를 매입했다. 김 시장은 "울산에서 50년간 사업을 이어온 향토기업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노조는 전일 "50년 역사의 고려아연이 기업사냥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회사를 빼앗기는 엄청난 위협 앞에 직면했다"며 "MBK파트너스는 즉각 공개매수 철회를 선언하고, 고려아연 노동자의 일자리 침탈을 즉시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카드이자 '조커'는 현재 최 회장측 백기사로 분류된 현대차, 한화, LG 등 대기업이다. 고려아연 지분 17% 이상을 들고있는 현대차, 한화, LG 등의 입장이 양측 경영권 샅바싸움의 향배를 결정할 핵심 변수다. 최윤범 회장은 배터리 소재, 재생에너지 등 미래 사업 확장을 위해 이들 대기업과 손을 잡고 지분을 유치했다. 세 기업이 우호지분 확대에 나서면 경영권 싸움의 승기는 최씨 일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 회장 측은 이들과 공동 전선을 마련하기 위한 물밑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기업 백기사의 움직임이 핵심이라는 점은 MBK·영풍측도 알고있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들(현대차, 한화, LG등)은 고려아연의 경쟁력을 보고 협업하는 전략적 파트너"라며 "최윤범 회장의 우호지분이 아닌, 고려아연의 우호세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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