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넘게 죽었는데…“이런 지진은 대비 불가능” 변명이라니
폭락 주식시장 거래중단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진 발생 사흘째인 8일(현지시간) 피해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국 대응과 관련해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가 보도했다. 문제는 다음 발언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부족한 점이 있지만, 현재 상황은 명백하다”며 “이렇게 큰 재난에 준비돼있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가 원수가 지진으로 피해당한 국민의 마음을 감싸주기는커녕 책임 회피성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강력한 지진으로 마을들이 무너져 내리며 대중의 좌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발언이 나왔다”고 꼬집었다.
튀르키예 당국의 늑장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현재 사망자는 1만5000명을 넘어섰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악의 인명 피해다.
정부의 구조 작업이 더디고 인력과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신속한 구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지진 발생 사흘째에 현장을 찾으면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지진세’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 1999년 서부 대지진 이후 거둬들인 지진세에도 불구하고 이번과 같은 대지진에는 무용지물이었다는 비판이 핵심이다. 지진세를 통해 튀르키예 정부는 지금까지 총 880억리라(약 5조9000억원)을 징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국민들은 이 세금이 지진 대비에 사용됐는지 불분명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 시민은 CNN에 “관리들이 우리 돈을 삼킨다”고 주장했다.
비판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트뤼키예 정부가 트위터를 끊었던 정황도 포착됐다. 네트워크 감시업체 넷블록스는 튀르키예에서 트위터 접속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튀르키예 정부로부터 트위터 접속이 곧 가능해질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트위터 접속이 복구됐다.
튀르키예 야당은 이번 지진은 인재라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튀르키예 최대 야당인 공화인민당의 케말 킬즈다로글루 대표는 “누군가가 이것의 주된 책임이 있다면 그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정부는 지진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대선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대선은 지진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응을 대중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진을 기사회생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르도안이 수천 개의 도로와 교량, 새로운 공항 건설을 홍보하며 피해 복구와 경제 회생에 사람들의 눈을 돌리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피해 지역에 5만 명이 넘는 구호 인력을 파견하고, 53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내전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시리아의 상황은 훨씬 더 열악하다. 바삼 삽바그 주유엔 시리아 대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 때문에 많은 비행기와 화물 수송기가 시리아 공항에 착륙하기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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