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정기예금 금리는 3년래 최저 수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무더기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활물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 2.50%인 기준금리를 밑도는 정기예금 상품이 속출하면서 예금 이자로 생활하는 은퇴자나 고령층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오는 9월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짐에 따라 당분간 시중은행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3개 정기예금(거치식 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상품·만기·이자지급 방식에 따라 연 0.10∼0.25%포인트(p) 인하키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KB국민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상단은 기존 2.40%에서 2.20%로 낮아졌으며 이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2.40%에서 2.15%로 0.25%p나 떨어졌다.
IBK기업은행 9일부터 정기예금 2개,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하향 조정한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SC제일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p 인하했고 NH농협은행 역시 정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p 낮췄다.
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0.10∼0.30%p 내렸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50∼2.85%다. 앞서 지난달 4일 기준 5대 은행의 최고 금리(1년 만기 기준·연 2.58∼3.10%)와 비교하면 한달 사이 상단과 하단이 0.08%p, 0.25%p나 떨어진 것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서도 올해 4월 예금은행 정기예금(1년 만기) 가중평균 금리는 2.73%로, 2022년 6월(2.73%) 이래 3년래 최저 수준이었다.
이같은 예금 금리 줄인하에 대해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시중금리 하락 수준에 비해 은행 예금 금리 인하폭은 훨씬 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6개월물 금리는 5일 기준 2.539%로 지난달 2일(2.640%)보다 약 0.1%p 낮아졌고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2.571%에서 2.528%로 0.043p 정도 하락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하는 시중금리 하락폭의 2~3배가 넘는다.
은행권에서는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은 데다 9월부터 예금자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되는 만큼, 시중은행 자금이 2금융권이나 주식, 코인, 부동산 등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9월부터 저축은행과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의 예금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나면, 은행 예금의 이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