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패션계를 강타한 키워드를 하나만 꼽자면 단연 '란제리코어'다. 감추는 것이 미덕이었던 속옷을 스포트라이트 중심으로 과감하게 끌어낸 이 스타일은, 억눌린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주체적인 매력을 발산하려는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서머 트렌드를 완벽하게 장악했다.


그 중심에서 에스파 지젤이 선보인 스타일링은 우아함과 도발적인 매력을 넘나들며 대중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무대 위 그녀의 아웃핏은 하이엔드 관능미가 무엇인지 여실히 증명해 낸다.

지젤의 룩에서 가장 돋보이는 아이템은 강렬하게 시선을 강탈하는 레드 컬러의 레이스 브라톱이다. 과감한 코르셋 실루엣이 돋보이는 이 아이템은 당당한 애티튜드와 만나 화려한 아웃핏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아이돌 란제리룩이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그녀는 은밀한 영역의 아이템을 하이패션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하의로는 블랙 레이스로 밑단에 포인트를 준 화이트 새틴 슬립 스커트를 매치해 실크 특유의 고급스러운 페미닌 무드를 더했다.

여기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보라색 타이즈와 메탈릭 스틸레토 힐, 그리고 클래식한 오페라 글러브를 믹스 매치한 탁월한 컬러 플레이는 자칫 뻔해질 수 있는 룩에 미래지향적인 독창성을 불어넣었다.

파격적인 의상에 마침표를 찍는 뷰티 스타일링 역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한다. 무심하게 헝클어진 듯한 롱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볼드한 오버사이즈 쉐입의 블랙 선글라스를 착용해 시크하면서도 특유의 퇴폐적인 무드를 완성했으며, 차분하게 톤 다운된 로즈 브라운 립 메이크업으로 룩의 기품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처럼 아찔한 란제리코어를 리얼웨이 데일리룩으로 즐기고 싶다면 지젤의 룩에서 힌트를 얻어 화려함을 영리하게 덜어내면 된다. 과감한 브라톱 위에 넉넉한 핏의 리넨 재킷을 툭 걸치거나, 페미닌한 실크 스커트에 투박한 스포티 스니커즈와 베이직한 티셔츠를 매치하면 일상에서도 부담 없이 트렌드를 만끽할 수 있다.

올여름, 란제리룩은 단점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개성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매혹적인 무기다. 과감한 시도와 센스 있는 믹스매치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빛나는 계절의 주인공이 되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