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대한민국은 동성애 인정하지 않는 나라“

박상혁 기자 2024. 10. 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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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한민국은 동성애가 인정되는 나라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에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률이 없으며,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장관이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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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훈 "대한민국 동성애 인정되는 나라냐" 질문에 이주호 "법률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한민국은 동성애가 인정되는 나라냐"는 질문에 "인정하지 않는다"고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에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률이 없으며, 국민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장관이 성소수자를 인정하지 않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장관은 8일 서울 영등포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이 "대한민국은 동성애가 인정되는 나라냐"고 묻자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동성애를) 법률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나라"라고 답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2020년 서울시교육청이 발행한 '지속가능 발전교육 지도자료(중학교 1~3학년용)'에 실린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두고 "(모두가) 남성, 여성, 장애인, 그 외에 동성(애자)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교육청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느냐. 저런 것들을 교과서에 준용하는 교육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교육자료에는 동성애를 포함한 화장실을 만들려고 하느냐"며 이 장관에게 "(모두를 위한 화장실이) 법률 위반 아니냐. 시정명령할 의사 없느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사실 확인부터 하고 법령 위반이면 당연히 시정조치를 해야겠다"고 답했다.

▲8일 오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가교육위원회 등의 국정감사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인권활동가들은 대한민국이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 장관의 답변이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군대 내 동성 간 성행위 처벌 조항인 군형법 92조6항을 제외하면 민간 영역에서 법적으로 성소수자 또는 동성애자를 처벌하거나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고 했으며,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 또한 "서구에서는 동성애를 금지하는 법률이 있었지만 한국엔 있었던 적이 없기 떄문에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동성혼이 법적으로 승인되고 있지는 않으나, 동성혼은 동성 커플이 할 수 있는 행위 중 하나일 뿐 동성애와 같은 말은 아니다. 김 소장은 "결혼 제도를 이성애자에게만 허용한다고 답변할 수는 있지만, 이를 두고 국가가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시민권의 개념을 너무나 협소하게 해석하는 것으로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모두를 위한 화장실에 대한 조 의원의 설명도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 활동가는 "모두를 위한 화장실은 노약자·휠체어 이용자·임산부 등 각자의 몸 상태에 맞춰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화장실이지 특정한 누군가를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며 "동성애를 연결 짓는 건 모두를 위한 화장실에 대해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했다.

국내 대학 중 첫 번째로 설치된 성공회대학교 모두의 화장실의 경우 유아용 변기 커버, 기저귀 교환대, 자동문, 휠체어에 타서도 보기 편한 각도 거울, 외부비상통화장치 등을 갖췄다. 카이스트(KAIST) 또한 '모두를 위한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스웨덴, 대만, 덴마크 캐나다 등 해외 국가에서는 비교적 쉽게 모두의 화장실을 찾아볼 수 있다.

한 활동가는 "잘못된 질문과 잘못된 답변이 이뤄진 상황이고, 전국의 학교에 10대 성소수자 청소년들이 존재하는데 교육부장관이 그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건 자질 부족"이라며 "설령 성소수자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그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책임지는 게 곧 장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성공회대학교 '모두의 화장실' 모습 ⓒ필자제공

[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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