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단 한 시간 남짓. 북한 땅과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자리라는 설명만 들으면 긴장과 적막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그 선입견을 완전히 깨뜨립니다. 이곳은 단순한 전망대를 넘어, 세계적 건축가의 손길이 빚어낸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분단의 아픔을 평화의 기도로 승화시킨 사색의 공간입니다.
분단의 땅에서 피어난 평화의 성찰 공간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에 자리한 공원은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어 100% 온라인 사전 예약과 신분증 지참이 필수입니다.
옛 낡은 전망대 대신,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그의 철학인 ‘비움의 미학’은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선택했습니다. 일부러 비워둔 공간 속에서 방문객은 강요된 메시지가 아닌 스스로의 성찰을 경험합니다.
특히 조강전망대는 단순히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평화를 기원하며 사색하는 장소로 새롭게 정의되었습니다.

애기봉의 이름은 병자호란 시기 북녘을 바라보다 생을 마감한 여인의 전설에서 비롯되었고, 한국전쟁 당시 154고지 전투가 치러진 격전지이기도 합니다.
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종은 전투 현장의 탄피를 녹여 만든 것으로, 전쟁의 상흔을 평화의 울림으로 바꾸려는 상징입니다.

또한, 평화생태전시관에서는 분단의 역사와 조강(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중립수역)의 생태적 가치를 미디어아트로 풀어내 방문객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단순한 안보 관광지를 넘어,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와 생태의 의미를 함께 전하는 살아 있는 전시관입니다.
방문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

- 위치: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평화공원로 139
- 예약: 공식 홈페이지 100%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
- 운영 시간:
하절기(310월) 09:00~18:00
동절기(112월) 09:00~17:00 - 입장 마감: 폐장 1시간 전
- 휴무일: 매주 월요일(공휴일이면 다음 평일 휴관)
- 입장료: 성인 3,000원 / 청소년·군인 2,000원 / 어린이 1,000원 / 65세 이상 및 6세 미만 무료
- 주차: 무료

김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이곳은 분단의 현실을 기억하면서도, 평화를 꿈꾸게 하는 ‘열린 박물관’이자 건축과 예술로 완성된 성찰의 무대입니다.
가을의 문턱에서, 신분증과 예약만 챙긴다면 누구나 평화의 울림 속으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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