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T 거인 화웨이가 자동차 시장에 투하한 초대형 폭탄이 한국 프리미엄 SUV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화웨이와 세레스의 합작 브랜드 아이토(AITO)가 2025년 9월 23일 공식 출시한 신형 M7이, 출시 단 1시간 만에 3만대가 넘는 계약을 달성하며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제네시스 GV80과 맞먹는 체급에 주행거리는 무려 1,625km, 하지만 가격은 5,5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 경보가 울렸다.

제네시스 GV80과 맞먹는 체급, 가격은 1,500만 원 저렴
아이토 M7의 파괴력은 먼저 압도적인 제원에서 나온다. 전장 5,020mm, 전폭 1,945mm, 전고 1,760mm, 휠베이스 2,820mm로 제네시스 GV80과 거의 동일한 대형 SUV 체급이다. 5인승과 6인승으로 운영되며, 넉넉한 실내 공간은 프리미엄 럭셔리 SUV의 면모를 그대로 갖췄다. GV80의 전장이 4,945mm, 휠베이스가 2,955mm인 점을 고려하면 M7이 오히려 더 길면서도 실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설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진짜 충격은 가격이다. 아이토 M7의 중국 내 시작 가격은 279,800위안으로 환율을 적용하면 약 5,500만 원 수준이다. 반면 제네시스 GV80의 국내 판매가는 기본 트림 기준 6,945만 원부터 시작하며, 옵션을 추가하면 7천만 원대를 훌쩍 넘는다. 같은 체급 대형 SUV에서 1,500만 원 가까운 가격 차이는 소비자 입장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1,625km 주행거리, 충전 걱정 없는 전기차 시대
아이토 M7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압도적인 주행거리다. M7은 순수 전기(EV) 모델과 주행거리 연장형(EREV)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되는데, EREV 모델의 경우 1.5리터 터보 엔진을 발전기로 활용해 총 1,625km라는 경이로운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이는 중국 CLTC 기준으로, 실제 주행 시에도 1,000km 이상은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이러한 주행거리는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던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한다. 제네시스 GV80의 가솔린 모델이 1회 주유 시 약 600~700km를 달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M7의 주행거리는 2배 이상이다. 장거리 주행이 잦은 운전자들에게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사양이다.
순수 전기 모델 역시 경쟁력이 충분하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주행거리는 600km를 넘어서며 일상적인 도심 주행에서는 충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화웨이가 직접 개발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효율성과 안전성 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IT 거인의 자동차 지배, 화웨이 기술력의 결정판
아이토 M7의 진짜 무서움은 이 차가 단순한 자동차가 아니라 ‘바퀴 달린 화웨이 스마트폰’이라는 점이다. 차체 제조는 세레스가 담당하지만, 차량의 핵심 기술은 모두 화웨이가 공급한다. 구동 모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 자율주행 시스템 ADS 2.0, 그리고 차량용 운영체제 하모니 OS까지 화웨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특히 화웨이의 ADS 2.0 자율주행 시스템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정밀 지도(HD Map)에 의존하는 반면, 화웨이의 시스템은 차량에 장착된 센서만으로 복잡한 도심 환경을 인식하고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지도 데이터가 없는 지역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기술적 우위가 명확하다.
실내에 탑재된 하모니 OS는 화웨이 생태계의 핵심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화웨이의 다른 기기들과 완벽하게 연동되며, 끊김 없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차량 내 트리플 스크린 디스플레이와 듀얼 무선 충전 패드는 최첨단 IT 기기를 다루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역량에서 뒤처진 전통 자동차 제조사들이 따라하기 어려운 강력한 차별화 포인트다.
GV80의 위기, 프리미엄 SUV 시장 지각변동 예고
제네시스 GV80은 그동안 한국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럭셔리한 디자인, 뛰어난 주행 성능, 그리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5년형 GV80은 3.5T V6 엔진 옵션과 고급 소재로 마감한 실내 공간, 세계적인 안전 기능을 갖춰 운전자와 동승객 모두를 만족시키는 차량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아이토 M7의 등장은 이러한 균형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비슷한 체급에 압도적인 주행거리, 최첨단 IT 기술, 그리고 1,500만 원이나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M7의 1,625km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차량을 압도하는 실용성을 보여준다.
제네시스는 2025년형 모델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기본 적용하고 GV80 블랙 트림을 추가하는 등 상품성 강화에 나섰지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M7의 출시 1시간 만에 3만대 계약이라는 기록은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국 시장 진출 가능성과 시사점
현재 아이토 M7의 한국 출시 계획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화웨이가 주도하는 HIMA 연합의 기술 발전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조만간 국내 시장 진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이미 유럽과 동남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M7의 파괴적인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경종을 울린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와 IT 기업의 협력을 넘어, IT 기업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 화웨이는 단순히 부품을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디자인, 마케팅, 판매까지 직접 주도하며 자동차 산업의 밸류체인 전체를 재편하고 있다.
제네시스를 비롯한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이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와 전동화 기술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하드웨어의 품질만으로는 IT 기술로 무장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차량용 운영체제, 자율주행 시스템, 배터리 관리 기술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아이토 M7의 성공은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더 이상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IT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제네시스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국 프리미엄 SUV 시장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