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놀자의 연구개발(R&D) 전문 자회사 야놀자넥스트가 자체 개발한 번역모델과 음성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통해 여행 업계의 난제를 해결하고 비용 절감과 확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야놀자는 이를 통해 단순 온라인여행사업자(OTA)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자 대상 플랫폼(놀유니버스)과 호텔·여행사 대상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엔드 투 엔드(E2E) 서비스로 '풀스택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AI 응대 '텔라'로 비용 효율화
2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최근 야놀자넥스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시연 행사를 열고 자체 개발 AI 솔루션 3종을 공개했다. 지난해 공식 출범한 야놀자넥스트는 야놀자 그룹의 엔터프라이즈 솔루션과 컨슈머 플랫폼에 공통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법인으로, 전체 인력 90%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돼 있다.
장정식 야놀자넥스트 대표는 "지난 1년은 기술 스택을 쌓고 내부에서 검증하는 시간이었다"며 "AI는 수단이고 저희가 하는 일은 결국 여행 산업 문제를 기술로 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실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빠르면 연내 혹은 내년 초부터 외부 기업에도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구글에서는 20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인물로 검색·클라우드 팀에서 머신러닝 기반 프레임워크와 미디어 버티컬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이후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자 AI 기업 '몰로코'로 옮겨 광고 프로덕트 개발을 담당했다.
2022년 야놀자클라우드에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합류해 데이터·플랫폼·AI 기반의 핵심기능과 솔루션 개발에 매달렸고 지난해에는 야놀자넥스트의 초대 대표이사에 올랐다.

통상 여행 상품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예약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예약 번호와 호텔이 관리하는 확인 번호(HCN)가 달라 요금 납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이 과정에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고 응답이 지연되면 고객 경험도 흔들린다. 글로벌 환경에서는 언어와 시차가 또 다른 장벽이 된다.
이러한 업계의 애로사항에 주목한 야놀자넥스트는 해당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는 AI 전화 응대 솔루션 '텔라'를 개발했다.
텔레는 인터넷 전화(VoIP)와 AI를 결합해 전화 응대부터 실제 업무 처리까지 자동화한다. 또 다국어 실시간 번역과 자연어 기반 음성 대화를 지원해 예약 확인, 정보 조회는 물론 파트너 커뮤니케이션 등의 업무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한다.
현재 텔라는 야놀자 멤버사 야놀자고글로벌(YGG) 산하 스투바(Stuba) 인도 운영팀에 적용돼 약 37개국 호텔을 대상으로 활용 중이다. 실제 적용 결과 사람이 직접 처리하는 수준과 비슷한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텔라 개발을 담당한 정우진 야놀자넥스트 IAB 플랫폼 리더는 "실제 운영 환경에서 응답 정확도는 97% 이상으로 대부분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의도치 않은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시나리오를 계속 확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야놀자넥스트 향후 텔랄를 예약 확인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전화를 거는 '온콜(On-Call)' 기능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 한계 극복 '비커AI'·번역 특화 LLM
비커AI는 숙박업소 업주들의 상품 소개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이다. 고객들이 여행지에서 숙소 선택할때 현장 사진은 결정적 요소 작용한다. 그러나 상당수 숙소는 특정 계절이나 시간대에 촬영된 이미지만 보유하고 있다. 전문 촬영에는 1회 촬영 기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커AI는 숙소 사진 한 장을 업로드하면 AI가 공간 구조를 분석해 봄·여름·가을·겨울, 낮·노을·야경 등 다양한 시간대 이미지를 자동 생성한다. 단순 필터 적용이나 스타일 전환이 아니라 숙소 건축 구조와 내부 동선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늘·나무·조명 등 환경 요소만 바꾸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봄날의 정원', '겨울 설경' 등 방문 예정 시점의 분위기를 미리 비교해 볼 수 있다. 현재 놀(NOL) 플랫폼 내 펜션 업장 약 80곳을 대상으로시범 적용 중이며 올해 안에 적용 업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향후 비커AI에 '룸투어' 기능도 개발 및 적용할 방침이다. 이 기능은 여러 장 객실 사진을 AI가 분석해 공간 동선을 재구성한다. 사용자가 사진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따라가듯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야놀자넥스트는 올해 야놀자 멤버사를 대상으로 AI 솔루션 적용 범위 확대에 집중한다. 이를 기반으로 이르면 연말부터 사업 범위를 외부 기업 대상으로 넓힐 계획이다. 특히 파트너사의 콘텐츠 경쟁력과 마케팅 활용도를 높이고 예약 전환율 및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지난해 허깅페이스에서 공개돼 화제가 된 '이브 로제타'는 일본어, 중국어, 영어를 비롯해 32개 언어를 지원하는 여행·숙박 도메인 특화 번역 대형언어모델(LLM)이다. 40억~1200억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돼 번역 정확도뿐만 아니라 JSON·XML 등 서비스 데이터 구조까지 함께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베트남의 관광지 Nha Trang을 실제 발음 '나짱'이 아닌 한국식 표기인 '나트랑'으로 번역하도록 규정하는 식의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다.
야놀자넥스트는 40억·70억·120억·270억·1200억 등 다양한 파라미터 크기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사용 목적별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DPO·IPO·GRPO 등 최신 정렬 기술을 번역 모델에 적용해 버티컬 AI 특화 경쟁력을 쌓아가는 중이다.
장 대표는 "내년 초부터는 외부 기업에도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익화 모델로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구독, API 사용, 거래 연동형 등 다양한 형태를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권용삼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