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자 옆 널브러진 전선.. 러시아가 쓴 고문실 내부 보니

문지연 기자 2022. 9. 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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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방부가 공개한 하르키우 지역 고문실 내부 모습.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이 전쟁 중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문실 내부 모습이 공개했다. 주둔지였던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인근에서 발견된 곳으로 전기의자 등 각종 고문 장치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6일(현지시각) 트위터에 “하르키우 근처에 있던 또 다른 러시아 고문실이다. 우크라이나인을 고문하기 위한 전기의자의 모습도 보인다”며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지하 창고처럼 보이는 공간에 작은 나무 의자가 놓였고 그 주변에 알 수 없는 기계와 전선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8일 하르키우 지역에서 10곳이 넘는 고문실을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르키우는 우크라이나 제2도시라 불리는 대도시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점령지였으나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탈환에 성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 등 해방된 여러 도시와 마을에서 이미 10곳 이상의 고문실이 발견됐다. 러시아군은 고문 장치를 버리고 도망쳤다”며 “코자차 로판 기차역에서도 고문실과 전기 고문 도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르키우 한 마을에서 러시아군이 감옥과 고문실로 사용했던 건물 지하실 내부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고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 /마리아나 베줄라 페이스북

실제로 이곳에서는 러시아군이 현지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전기고문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저질렀다는 정황이 나오기도 했다. 한 주민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본부로 사용한 경찰서 건물에서 46일간 억류돼 있었고 전기고문을 당했다”며 “그곳에는 발전기가 있었고 그들은 내게 전류가 흐르는 전선 두 개를 들고 있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게 질문을 던진 뒤 ‘거짓말을 한다’며 발전기를 돌려 전압이 오르게 했다”며 “러시아군은 사람들에게 고문을 가할 때 그 비명을 모두가 듣도록 했다. 일부 구금자에게는 매일 이런 짓을 했고 여성도 예외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마리아나 베줄라 우크라이나 의회 안보국방위원회 부의장은 발견된 고문실 중 한 곳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공간은 좁고 어두웠으며 고문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망치, 테이프, 케이블타이, 라텍스 장갑 등이 발견됐다. 또 구금자의 것으로 보이는 혈흔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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