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신한은행] ‘뚜껑이 안 닫힐 정도...터질 듯한 편지함’ 사랑받는 신이슬, 이유는 있었다 ②


책상 위에는 어딘가 심상치 않은 화분이 하나 놓여 있었다. 발가벗은(?) 피규어가 앙상한 다리로 위태롭게 서 있었는데, 보는 순간 시선이 한 번 더 갔다. 그런데 책상이 살짝 흔들리더니 화분이 그대로 넘어졌다. 당황한 취재진은 재빨리 쓰러진 흙을 쓸어 담았다. 급히 사과를 전하자 신이슬은 오히려 웃었다. “괜찮아요. 저도 아까 떨어뜨렸어요(웃음)”라는 말이 돌아왔다. 두 번 쏟은 셈이 됐다.
“친구한테 받은 선물이에요. 아… 근데 물 잘 주고 있는데 상태가 좋지가 않네요. 하나만 살아있는 것 같네요. 옷을 걸친 이유는, 원래 입히고 흙을 넣어야 하는 거였어요. 근데 흙을 먼저 넣어서 옷을 못 입혔죠. 해가 잘 드는 창가에 두고 키우고 있어요. 이 클로버가 죽어도 씨앗이 하나 더 있거든요.”
원래는 옷까지 챙겨 입는 피규어였는데 순서가 꼬이면서 반쯤 자연인 상태로 남게 된 것이다. 그러나 피규어가 굉장히 현실적으로 만들어졌다. 식물은 식물대로 살아남기 위해 버티고 있고, 피규어는 피규어대로 민망한 차림으로 서 있다.
빵빵이 캐릭터와 네잎클로버를 좋아하는 신이슬에게 이런 선물은 제법 찰떡이다. 가방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있는 날 신이슬의 가방은 거의 이동식 키링 매대(?)에 가깝다. 팬들이 선물한 것들을 하나둘 달다 보니 어느새 ‘키링 장수’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정도가 됐다.
“다 달고 다녀요. 그래서 제 가방이 엄청 무거워요. 인형을 많이 주시는데 방에만 있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제가 가방에 달고 다니는 걸 보시면 또 엄청 좋아해주신단 말이에요. 너무 감사해요. 이러고 다니니까 다들 ‘가방이 무거워서 어깨가 무겁겠다’고 하더라고요.”

또 눈에 띈 건 후드티였다. 색이 워낙 예뻐서 잠깐 탐이 났다(?). 하늘색 계열이었는데 신이슬에게 유독 잘 붙었다. 신한은행을 떠올리게 하는 색이라 더 잘 어울렸는지도 모르겠다. 후드티가 제 주인을 만난 느낌이었다.
“팬이 언더아머 매장에 갔는데 생각이 나셨나 봐요. 컬러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여름 쿨톤이거든요. 여름 쿨톤이 하늘색이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그리고 또 신한은행이 원래 유니폼이 남색이었는데 제가 오고 나서 그라데이션으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리고 케이스를 열었더니 다시는 가볍게 닫히지 않을 것 같은 양의 편지가 수북이 들어 있었다. 신이슬은 이것만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숙소에 큰 박스 두 개가 더 있다고 했다. 들고 오기 힘들어 작은 것만 가져온 수준이라고 하니, 그 애정의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다. 안에는 아기자기한 스티커도 있었고, 응원의 마음도 빼곡히 들어 있었다.
“정말 숙소에 큰 박스로 두 개가 더 있는데 무거워서 작은 통으로 가져왔어요. 제가 네잎 클로버를 좋아해요. 또 팬들이 저를 보면 토끼로 봐주시더라고요(웃음). 왠지는 모르겠는데, 제 사주가 흰색 토끼라네요? 팬들의 편지는 어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큰 힘이 돼요.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왕관 초도 있었다.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장식용 소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퀄리티가 생각보다 좋아서 눈길이 갔다.

이 정도면 기념품은 남기고 본체는 깔끔하게 정리한 셈이다. 케이크는 사라졌고 왕관만 생존했다. 나름 효율적인 엔딩이다. 큰 가방 한쪽 자리를 차지한 박스도 있었다. 안에는 새 슬리퍼가 들어 있었다. 아직 개시 전이었다. 박스째로 고이 모셔둔 상태였다. 보통 정말 아끼는 물건이거나, 너무 아까워서 타이밍을 재는 물건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한쪽에는 이벤트(?)에서 볼 법한 토끼 모자도 있었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었는데, 셀프 사진관 소품함에 꼭 하나쯤 있을 법한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익숙한 이유가 있었다. 신한은행 마니또 이벤트 때 신지현이 사준 선물이라고 했다.
“(신)지현 언니가 마니또 선물로 줬어요. 사진 찍으려고 집 앞 셀프 사진관에 갔어요. 이거랑 옷이랑 가방을 다 가격을 높게 사줬어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스키장 같은 곳에서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애장품입니다(웃음).”
신이슬의 공간은 참 신이슬다웠다. 귀엽고 복작복작하고, 사연이 많았다. 화분 하나에도 웃긴 비하인드가 붙어 있었고, 가방 하나에도 팬들의 마음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왜 많은 이들이 오래도록 그를 아끼고 사랑하는지 짐작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사진_정다윤, 이상준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