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잠실 불펜에선···마치 ‘유레카’ 외치듯, LG 최원태는 자신을 ‘영상’에 담았다

안승호 기자 2024. 4. 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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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최원태가 지난 28일 잠실 KIA전에 앞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LG 최원태가 불펜 피칭을 하며 스마트폰에 담은 영상을 확인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지난 28일 잠실구장 1루 쪽 불펜. KIA-LG의 주말 시리즈 최종전에 앞서 각각의 선수들이 경기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LG 우완 최원태는 불펜에서 조용히 공을 던지며 스마트폰에 본인의 딜리버리 동작을 담았다. 현장 스태프에게 측면 모습과 후면 모습 촬영을 번갈아 부탁하더니 영상을 함께 보며 거듭 동작 체크를 했다.

최원태는 ‘학구파’로 통한다. 투수들은 야수들에 비해 성격이 대체로 섬세한데 최원태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원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 때는 개선될 때까지 훈련을 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이날도 최원태는 특정 동작 하나에 집중하며 바로 잡고 확인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최원태에게는 유별난 날이라기보다는 ‘일상’에 가까운 날이었다.

김경태 LG 투수코치는 “최원태는 쉽게 말해 본인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훈련하는 성격이다. 사실, (스태프) 몰래 공을 더 던지기도 한다”며 “자기 영상을 보고 분석도 하며 선수 본인만이 가져갈 수 있는 ‘느낌’을 찾으려 하는데 그런 장면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5일 대구 LG-삼성전. LG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LG 선발진에서 ‘국내파 핵심자원’ 최원태의 역할은 개막 시점보다 커져 있다. 지금처런 외국인 원투펀치가 기복을 보이는 상황에서는 해야 할 몫이 더 늘어나 있다. LG 벤치 시선에서는 반갑게도 최원태가 그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최원태는 개막 이후 4차례 등판에서는 1승1패 평균자책 5.95 WHIP 1.58로 무거운 행보를 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 0.75 WHIP 0.75로 날아올랐다. 2경기 연속 6이닝을 책임지며 선발투수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시즌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 3.98. 당초 에이스로 기대됐던 좌완 디트릭 엔스가 3승(1패)을 거두면서도 평균자책이 5.35로 높고, 전통의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1승3패 평균자책 4.17을 기록한 가운데 최원태는 사실상 선발진 중심에 서고 있다.

시즌 출발이 어려웠던 최원태는 비로소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경태 투수코치에 따르면 최원태는 릴리스 시점에서의 하체 높이에 따라 패스트볼 각도는 물론 볼끝 등이 달라지는 편이다. 예컨대 패스트볼이 날리듯 타깃을 크게 빗나갈 때면 뭔가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 된다. 최원태는 최근 성적이 말해주듯 자기 것을 거의 찾은 것으로도 보인다.

역시 장기레이스의 관건은 투수력이다. LG는 연장선상에서 시즌 초반 새 불펜 조합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투수력에서도 기본은 역시 선발진이다. 올해 LG 선발진은 평균자책 4.90으로 5위에 오른 가운데 전환점을 만들려는 시점에 이르러 있다. 툭하면 불펜을 찾는 최원태가 새 흐름을 만드는 ‘황금 열쇠’가 될 준비를 스스로 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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