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관마다 '눈물' 쏟아내… 일본 관객들마저 줄줄이 울리고 평점 폭주 중인 한국 영화

도쿄·오사카 전석 매진… 일본 열도 적신 ‘한란’의 기록적 흥행
사진= '트리플픽쳐스' 유튜브

제주 4·3 사건의 참상을 담은 영화 ‘한란’이 일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뜨거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4·3 추념일에 맞춰 일본 현지에서 공식 개봉한 ‘한란’은 개봉 첫날부터 도쿄와 오사카 등 주요 도시 상영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심상치 않은 화제성을 입증했다.

일본 열도 사로잡은 ‘한란’, 도쿄·오사카 전석 매진 기염

현지 매체들의 집중 조명 속에 포문을 연 ‘한란’은 역사적 기록을 넘어 보편적인 인류애와 모성애를 다루며 일본 관객들로부터 깊은 공감과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특히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 김향기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며 작품이 전하는 묵직한 메시지가 국경을 넘어 전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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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서 첫선을 보였던 영화 ‘한란’은 1948년 제주 4·3 사건이라는 거대한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 내던져진 한 모녀의 사투를 그린 시대극이다. 영화는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 깊은 곳으로 피신한 26세의 젊은 엄마 ‘아진’(김향기 분)과 그의 딸 ‘해생’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진은 피신 과정에서 딸 해생과 생이별을 하게 되고 마을이 전부 불태워졌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한 뒤 목숨을 건 하산을 결심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산을 내려오는 엄마와 엄마를 찾아 험준한 산을 오르는 어린 딸의 엇갈린 여정은 관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긴장감과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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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을 맡은 하명미 감독은 이번 작품의 기획 의도에 대해 오랜 시간 품어온 진심을 전했다. 제주 이주 10년 차를 맞이한 그는 “매년 4·3 추념식에 참여하며 슬퍼하는 것에만 머무르는 것이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역사적 비극을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야말로 그 슬픔에 진정으로 공감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제작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26살 엄마 김향기X아역 김민채, 연습실에서 빚어낸 눈물의 앙상블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한 시나리오가 완성됐을 때 하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린 배우는 김향기였다. 하 감독은 “초고가 나오자마자 김향기 씨에게 책을 주고 싶었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1948년의 26살 고아진과 현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을 이어줄 ‘다리’ 역할로 김향기 외에는 대안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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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향기 또한 시나리오에 담긴 힘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장르나 역할의 이점보다 시나리오가 너무 술술 읽히고 재미있어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감독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캐릭터의 디테일을 잡아간 김향기는 26살의 어린 엄마라는 쉽지 않은 배역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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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 있는 연기를 위해 제주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촬영에서 김향기는 낯선 제주어 정복에도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서울에서 일대일로 미리 연습하며 준비했다”며 “고된 촬영이었지만 제주라는 환경이 주는 힘 덕분에 아진의 정서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작품을 통해 4·3 사건에 대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많았고 그 무게감을 견디며 연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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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한 국내 관람객들은 "보는 내내 가슴이 너무 아팠다. 이 영화가 실제 사건이고 다른 곳도 아닌 대한민국 제주에서 일어난 일이라니… 평소 푸른 바다와 멋진 풍경들로만 감탄했던 제주도의 관광지들이 다르게 느껴지게 됐다. 4.3사건으로 희생되신 모든 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 "영상미와 음악이 좋다. 기대 없이 관람했는데 괜찮은 작품", "신파를 강요하지 않고 덤덤하게 그려주는 43 이야기. 하지만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 갖는 슬픔과 먹먹함을 모두가 느낄 수 있다", "끝까지 울분을 참으며, 먹먹한 마음으로 감상했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좋았다"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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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에서의 이례적인 매진 행렬과 호평은 ‘한란’이 가진 보편적인 인간애와 역사를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이 통한 결과로 풀이된다. 11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제주의 아픈 역사가 김향기의 절제된 연기를 타고 전 세계 관람객들의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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