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본능 살아난다' 황의조 13분 만에 멀티골 폭발…'8.7점'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전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튀르키예 무대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알라니아스포르는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아다나의 뉴 아다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다나 데미르스포르를 2-0으로 꺾었다.
중앙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의조가 두 골을 모두 책임졌다. 황의조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로이드 아우구스토가 오른 측면에서 중앙으로 낮게 깔아 찬 크로스를 오른발로 툭 차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6일 알라니아스포르로 둥지를 옮긴 황의조가 완전 이적 후 기록한 첫 번째 득점이다. 황의조가 공식 경기에서 득점한 건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안탈리아스포르전 이후 4개월 만이다.
황의조는 13분 만에 또 골 맛을 봤다. 니콜라 잔비에가 수비 뒷공간을 보고 찔러준 침투패스를 받은 황의조는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오른발로 공을 살짝 띄워 올렸다. 골키퍼의 키를 넘긴 공이 반대편 골대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황의조의 멀티골이 완성됐다.
황의조가 클럽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건 프랑스 프로축구 보르도 시절인 2022년 1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황의조는 후반 28분 교체됐다. 축구 통계업체 풋몹은 황의조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7점을 매겼다. 튀르키예 무대 진출 후 최고 평점이다.
황의조는 뛰어난 슈팅과 골 결정력으로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프랑스 지로댕 보르도 시절 주전 공격수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20-21시즌 12골, 2021-22시즌 11골을 기록하며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 가능한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황의조의 2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프랑스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가 에릭 바리에르는 황의조 활약에 "마치 에딘손 카바니 같은 스트라이커다. 공격수지만 상당히 이타적이다. 많은 활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경기마다 유니폼이 흠뻑 젖을 만큼 헌신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그런데 보르도가 2021-22시즌 리그앙에서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새로운 거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리그앙의 스타드 브레스투아가 영입을 희망했다. 황의조를 데려오기 위해 300만 유로(약 4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비롯해 스트라스부르와 낭트 등도 황의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프랑스 잔류도 충분히 가능했다.
그럼에도 황의조는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노팅엄으로 이적을 택했다. 다만 기다림이 필요했다. 노팅엄의 구단주는 함께 운영하는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로 임대를 보냈다. 황의조는 첫 시즌 올림피아코스 임대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량을 인정받아 2년차부터 노팅엄에서 뛰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생각만큼 그리스 무대가 쉽지 않았다. 황의조는 보르도에서 보여준 기량에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뛰는 반년 동안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지 못했다. 컨디션은 크게 떨어졌고, 결국 팬들의 우려대로 무리한 이적으로 인해 월드컵에서 부진했다.
황의조는 다시 뛸 수 있는 곳을 찾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유럽에 잔류할 수는 없었다. FIFA 규정상 한 시즌에 같은 대륙의 3개 팀에서 뛸 수 없었기 때문다. 시즌 개막 후 보르도에서 잠시 뛰고 올림피아코스에서도 경기에 나섰기에 유럽 내 이적은 불가했다. 고심 끝에 K리그로 돌아왔다. FC서울과 6개월 단기 임대를 맺고 감각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에서 경기력을 되찾은 황의조는 지난해 여름 노팅엄에 복귀해 주전 경쟁을 펼쳤다. 프리시즌에서 비공식 데뷔 및 데뷔골까지 넣으면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하고 프리미어리그 2경기, 영국 풋볼리그(EFL)컵 1경기서 벤치에 앉았다. 그러나 거듭 투입에 실패했고 프리미어리거 데뷔를 또 미룬 채 임대를 택했다.
여름 이적 시장 데드라인 전에 극적으로 노리치시티 유니폼을 입은 황의조는 "기대가 크다. 최대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느낌을 받았다. 높은 라인에서 압박을 많이 하고 공격수들과 연계 플레이를 통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황의조는 노리치시티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18경기 3골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는데 지난 겨울 노리치가 돌연 임대를 조기 종료했다. 프랑스 복귀 가능성이 검토된 가운데 알란야스포르로 깜짝 임대됐다. 그리고 쉬페르리그 최종전 안탈리아스포르와 경기에 선발 출전해 튀르키예 무대 데뷔골을 넣었다. 이적 후 8경기 만에 수확한 공격포인트였다.
그리고 지난 7일 알란야스포르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시즌 임대 신분으로 뛰었던 황의조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2022년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 입단한 이후 데뷔전을 치러보지도 못하고 2년 만에 결별하게 된 것이다.
튀르키예에서 경력을 이어가게 된 황의조는 이날 시즌 첫 번째 득점과 함께 두 골을 터뜨려 구단 기대에 부응했다. 황의조의 튀르키예 무대 통산 기록은 3골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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